2016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개막한 지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준비되지 않은 엑스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공룡엑스포에서는 살아있는 공룡의 후예로 불리는 슈빌 암수 한 쌍의 국내 최초 전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이번 엑스포에서 전시되는 슈빌 한 쌍은 탄자니아가 원산지로, 마리당 1억 원의 몸값을 자랑한다는 사실이 소개돼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장일이었던 1일 당시 슈빌은 일본의 검역이 늦어지면서 국내에 반입조차 되지 못했다. 슈빌과 함께 국내로 반입 예정이었던 매너티 역시 같은 이유로 일본에 발이 묶여있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개장일에는 시설 점검을 이유로 디노아쿠아리움이 아예 개장조차 하지 못하면서 슈빌과 매너티 등 다양한 동물들을 보기 위해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을 허탈하게 했다.
관람객 김 모 씨는 “이번 공룡엑스포에서 슈빌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아이가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검역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쿠아리움 전문업체인 A사는 엑스포 기간 동안 디노아쿠아리움을 통해 슈빌과 매너티 등을 유료전시하기로 하고, 탄자니아로부터 수입 허가 후 일본으로 이송했다. 슈빌과 매너티는 특수화물이기 때문에 국내 직항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탄자니아 수출업체의 검역 및 통관 서류가 부족해 일본 검역당국이 추가서류를 요청하면서 처리가 지연돼 슈빌과 매너티는 아직까지 일본의 한 동물원에 머물며 한국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엑스포조직위의 전반 준비 소홀이라는 지적이다.
엑스포조직위에서는 지난 4일, 검역 절차를 이유로 슈빌의 반입이 늦어지고 있다며, 6일께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슈빌이 입국예정이었던 6일, 엑스포조직위 관계자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통관절차가 다르고, 개인업체에서 반입을 조율해 전시하다 보니 검역관계로 시간이 지체되고 있어 당초 빠르면 6일 인천공항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슈빌의 반입이 더 늦어지고 있다”며, “4월 중순쯤 돼야 전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직위 관계자는 “4월 중순이라고 해도 검역 및 통과 절차상의 문제로 시기를 명확히 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슈빌이 비행기에 실려야 반입시기를 알 수 있을 것이며, 구체적인 전시 날짜는 현재로써는 말할 수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때문에 슈빌 한 쌍의 전시는 오리무중이다.
이번 공룡엑스포에서는 엑스포 현장에서 5만 원 이상의 입장권을 구매하는 관람객에게 1만 원 상당의 공룡나라 고성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이 상품권은 그동안 세 번의 엑스포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지적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위해 10만 매를 발행했으며 군내 식당과 카페, 주유소 등 사업자등록이 된 군내 전 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고성사랑상품권은 엑스포장 내 입점업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해 관람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관람객 박 모 씨는 “울산에 살면서 연고가 없는 고성에 오로지 공룡엑스포를 보기 위해 왔는데 겨우 1만 원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고성을 둘러볼 수도 없고, 결국은 사용할 수 없게 될 게 뻔하다”며, 엑스포 행사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엑스포 행사장 내에는 외부 입점업체가 많아 상품권을 행사장 내에서 쓸 수 있게 되면 실질적인 혜택이 결국 외부 업체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관람객들에게는 취지를 설명하고 배둔 시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볼멘 소리는 알고 있지만 완벽한 제도가 어디 있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던 다람쥐탐방로는 엑스포 개막 일주일째였던 지난 목요일에 겨우 다람쥐를 입식하면서 관람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당초 다람쥐 탐방로는 엑스포주제관에서 금봉산천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높이 1.5m, 길이 133m의 원통형 아연도금철망을 설치해 다람쥐 50여마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겨울을 지나며 다람쥐가 분양되지 않아 엑스포조직위원회 측이 다람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입식이 늦어졌다. 조직위는 이달 중순까지 다람쥐를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애완동물을 입식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으나 천만다행으로 지난 목요일 50여마리의 다람쥐를 확보해 이번주부터 전시할 수 있게 됐다.
군민 최 모 씨는 “엑스포가 시작하기 전 제반 절차가 모두 끝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을 볼 때 준비부족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세계적인 행사라고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행사에 내실을 기해 당초 목적대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충분히 마련돼야 엑스포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