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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과 작가

허도학 GH인문정치연구소장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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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 남이 했으면 한다. 때문에 누군가 그런 일을 한다면 여간 고맙지 않다. 일례를 들면 우리의 고성향토연구인데,
그동안은 자료집 발간에 머문 편이었다. 왤까? 전문작가에게 맡기지 않은 결과라 본다. 향토작가란 고향에서 붙박이로 살며 자기주변을 글로써 엮어내고 말해주는(스토리텔링) 재능(탤런트)을 갖춘 이다. 근래 ‘재능봉사’라는 말이 유행하지만 ‘봉사’는 곧 생활의 밑천과도 맞아야 한다. 생활의 기반이 흔들려서는 지킴이를 고수할 수가 없다.고향이 작가를 ‘청산이 그 무릎 아래 지란을 기르듯’, ‘어머니가 자식에게 젖을 물리듯’, 직접 키워내지 않으면 안 된다. 작가를 곁에 둘 줄 아는 아량과 여유는 문화원이 그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반관반민의 기구인 점에서도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문화원을 통해 문화는 곧 산업이며 그 힘은 바로 자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된다. 고성문화원의 경우, 과거에는 신문사 지국만할 정도로 작았으나 지금은 서외리에 큰 빌딩도 갖추고 사업도 여럿이서 하는 큰 기관이 되었다.인심 나니 인물 날까. 사뭇 넉넉해진 자금력은 출판, 공연, 전시, 보급 등의 활동을 심심찮게 해준다. 이 중의 백미는 출판인데 이는 곧 행정 관료로 이력이 난 원장(도충홍)이 향토작가를 모은 성과로도 표출되고 있다.지난 주말 고성을 다녀와 지금껏 머리가 멍하다. 사람을 사귀고 정을 주고받고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무심히 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고 눈 딱 감고 살 수만도 없지 않은가.
정해룡 작가의 ‘고성의 겉살과 속살을 찾아서’와 ‘나무가 들려주는 고성이야기’라는 책 두 권은 이번 여행에서 작가로부터 받아온 것이나 갖고 와선 일부러 던져 두었다. 보면 뭔가 써야 할 것 같고 그러면 ‘무심’해지고픈 내 ‘욕망’이 깨어질 것 같아서였다.그런데 힐끔하며 한두 장 넘기다 보니 정말 진국이다 싶다. 고성에서 나고 자라 고성에서 살지 않으면 못 쓸 책을 그가 쓴 것이다. 대체 나는 그가 통영 예총회장으로 시인으로 작가로 명성을 알릴 때 뭐하고 그리 몰랐던가 하는 생각이 몰려왔다.그에 의하면 저 산, 저 물, 저 나무, 저 길이 사람의 얘기가 아님이 없다. 그렇다고 그가 고리타분한 고향이야기만 하자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이야기모음의 향토자료집에 불과할 것이나, 그의 책에 눈이 갈수록 내 머리가 새로워짐은 뭘까? 그건 지식의 힘이라 본다. 지식이란 그것이 설령 과거의 기억, 사실, 심지어 신화나 전설에 관한 것이라 해도 현재 읽히어 내 것이 되는 순간, 나는 곧 ‘그 살아있는 가치와 이해’에 들뜨지 않을 수 없다. ‘들뜨는’ 이상으로 ‘살아있음’의 확실함이 또 있을까싶다. 스토리텔링이 바로 그런 힘을 불어넣어주는 기술이다. 그런 기술자를 보유함이 고성문화원이고, 이는 곧 도 원장과 정 작가의 존재 이유로도 설명된다. 옛이야기라 해도 그것을 말하고 아는 순간 우리는 새로 태어난다. 우린, 결국 권선징악 안에 살기 때문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5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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