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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 초고령화시대 고독사 노인문제 대두 ② 김제시 한울타리집 의령군 공동생활가정 ③ 노인이 행복한 공동생활가정
# 외롭지 않다는 것은 큰 행복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의 나이가 있나요~.’ 즐거운 트로트 음악에 건강 체조를 배우는 할머니들. 굳은 몸으로 한동작 한동작을 배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 같지 않은 몸으로 이내 웃음을 터트린다. 지난 10일 방문한 김제시 금구면 서계마을 한울타리 행복의집에서는 김제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통합방문관리서비스의 일환으로 보건소에서 나온 강사로부터 건강 체조를 배우는 할머니들의 웃음소리로 넘쳐났다. 이곳은 여느 경로당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지만 이곳은 꽤 특별하다. 날로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에서 홀로 남은 노인들이 모여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존 경로당을 개보수한 ‘한울타리 행복의 집’이다. 서계마을 한울타리 행복의 집은 지난 2006년 김제시에서 처음으로 공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경로당을 개보수해 만들어 초창기 15명의 노인들이 같이 밥 먹고 같이 웃고 같이 자는 등 함께 생활을 해 오고 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나신 분도 있고 요양원으로 간 사람들을 제외하고 82세부터 93세까지 11명의 노인들이 한 가족처럼 어울려 생활하고 있다. 공동생활이다 보니 식사, 청소 등 집안일 때문에 다툼이 발생할 법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막내서부터 맏언니까지 서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나서서 일하면서 서로 인상을 쓰는 일은 없다고 한다. 한울타리 행복의 집 막내 김양미(83)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으면 끼니도 대충 때우고 밥맛도 별로 없는데 이곳에서는 다른 맛있는 음식들도 많이 먹게 된다”며 “사람들이 많다 보니 밥맛도 좋다”고 말했다. 또 “혼자서 지낼 때는 외롭고 할 일이 없어 그냥 넋 놓고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데 이곳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심심할 틈도 없고 일주일에 두 번씩 보건소 등에서 찾아와 건강체조와 각종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행복해 했다.
# 의령군 공동생활가정 우수사례 벤치마킹 잇따라 의령군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독거노인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하고 노인들을 공동생활을 통해 외로움을 해소하고 생활비부담을 줄여주는 취지에서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의령군도 김제시처럼 독거노인 공동생활가정을 적용하는데 있어 빈집이나 야간에 사용하지 않는 경로당, 마을회관을 공동거주지로 만들어 외롭게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공동생활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시범운영과 사회서비스 등 공동거주제 정착을 위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시행했고, 지난 2009년에는 이를 보다 효과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독거노인공동거주시설운영및지원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공동거주지에서는 적게는 5명에서 많게는 10명 가까운 독거노인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지난달까지 총 55개소에 345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다. 의령군에서는 연간 1억9천250만원을 들여 시설운영비뿐만 아니라 비품지원, 시설기능보강, 화재보험가입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겨울철 난방비 등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월 30만원을 지원하고 공동거주기반 구축비로 빈집 새 단장, 경로당 개보수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거주시설 운영은 이장, 경로당 회장의 협조 등 마을별로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공동거주로 위급상황 대처 속도 빨라져 의령군의 공동거주제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해소에도 기여를 하고 있지만 위기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 공동생활 거주지에서 내리는 눈길에 한 노인이 미끄러져 엉덩이뼈를 크게 다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같이 생활하는 노인이 빠르게 119로 신고해 위기사항을 모면한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을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 뇌졸중 노인을 살릴 수 있었다. 만약 공동생활을 하지 않았더라면 모두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었던 일들을 함께 생활하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의령군에서는 공동주거제를 실시하면서 2007년 이후 단 1건의 고독사가 발생되지 않았다. 이는 공동거주제가 노인들의 생활을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겨울철 보일러 난방비 등 생활비 부담이 줄어들고 지역자원 연계로 서비스 효과는 극대화 됐으며, 기존 건물 활용 등 저예산으로 실질적인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의령군의 적극적인 사업추진과 지원으로 노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수많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경남도 시범사업 추진 전국으로 확산 독거노인 공동생활가정사업을 시행 이후 의령군에서는 단 1건의 독거노인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은 성과를 거두는 등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농림부와 경남도는 이를 토대로 독거노인 공동생활가정을 전국에 확대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도 홀로 사는 어르신 공동생활가정을 도내 전역에 확대하는 세부 계획을 마련해 각 시군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거주형태는 의령군이 시행한 것과 같이 경로당이나 홀로 사는 어르신 자택, 빈집 등을 개보수 후 사용토록 했다. 또한 전 시군에서 1개소로 시범운영을 하고 향후 성과가 있을 시에는 각 읍면별로 1개소 이상을 확대해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고성군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구만면 선동경로당에서 홀로 사는 어르신 공동생활가정 개소식을 가졌다. 선동마을 공동생활가정에는 어르신 6명이 함께 거주하면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구만면 선동마을 이외에도 개천면 청동마을에서도 홀로 사는 어르신 공동생활가정을 추진 중이며 올해 개소할 예정이다.
“어르신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에 보람느낍니다”
“공동거주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모든 생활에 필요한 부분은 공평하게 같이 하며, 누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조금 더 움직여 협동해 식사와 청소를 하는 등 즐겁게 공동생활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의령군에서 공동주거제를 담당하고 있는 박말도 계장은 “어르신들이 혼자 지낼 때는 대화의 상대가 없어 외롭고, 쓸쓸하고, 겨울에는 난방비를 아끼느라 추위에 떨고, 끼니를 제대로 차려먹는 것도 귀찮아 건강이 나빠지는 등 생활에 활력이 없고 우울해 했다”며 “이런 어르신들이 공동거주제생활을 하면서 난방비 걱정 없이 따뜻한 방에서 서로간에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고, TV를 보거나 윳놀이 등의 오락으로 온정이 넘치는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하시는 것을 보면 담당자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과 자녀양육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노부모를 시골에 두고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녀분들도 항상 부모님의 안전이 제일 걱정이었다”며 “이제는 공동거주지에 전화 한번하면 안전을 확인할 수 있어 부모님에 대한 걱정 없이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있어 자녀들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공동거주제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지속적으로 시행하려면 해마다 노령인구가 증가한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 맞게 공동거주시설의 상황을 점검하고 관리에 도움이 될 자원봉사자의 도움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말도 계장은 “우리나라는 품앗이 등 공동문화가 발달해 왔다. 서비스 수혜자가 가만히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공동거주생활을 하는 어르신들이 정부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을 바라지 말고 서로 협동해 스스로 생활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