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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 높고 과즙 풍부해 맛이 일품인 고성수박”

영오면 성곡 우태곤 김둘이씨 부부의 수박농사 이야기
/황영호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6월 19일
ⓒ 고성신문

여름하면 떠오르는 과일은 단연 수박. 하지만 고성에서도 수박이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영오면 성곡마을에서는 30년 가까이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우태곤(55)·김둘이(50) 부부를 만났다.
하우스 수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늦은 시기. 마지막 출하를 앞두고 만난 우씨부부는 구슬땀을 흘리며 수박이 아닌 열무 수확을 한창하고 있었다.
수박농사를 짓는 사람이 수박이 아닌 열무를 수확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이 부부는 수박뿐만 아니라 벼농사, 주키니 호박, 열무, 대봉감 등 농사와 한우까지 사육을 한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 타고난 농사꾼
“수박농사는 여러 농사일 중에 하나로 오늘은 열무를 수확하고 있습니다.”
우태곤 부부는 1년 내내 쉴 틈 없이 농사를 하고 있다. 이유는 땅이 노는 것을 보지 못하는 농부의 자질(?)을 타고 났기 때문이란다.
“하우스에서 수박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박을 수확하고 나서는 바로 벼를 심고 벼를 수확하면 바로 주키니 호박을 심어 1년에 3개 작목을 수확하고 있습니다.”
“열무는 심고 28일 정도면 수확을 할 수 있어 수박을 수확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남으면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농경지가 그냥 있으면 왠지 안될 것 같은 느낌 때문이랄까?”
이 부부의 말을 들어보면 이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 농사를 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다른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보통 벼만 재배하고 농지를 놀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부부는 한 농지에서 2작물도 아닌 3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적은 농지도 아닌 3만3천㎡의 넓은 농경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에는 농사를 6천600㎡에서 시작을 했지만 생산비가 늘어나면서 소득이 점점 줄어 규모를 갖추지 않으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 농경지를 늘려 나가다 보니 지금은 3만3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 여행은 배울 것이 많다
한해에 3개 작물을 재배하고 한우사육도 하면서 도대체 쉬는 날이 있을까 궁금해서 여쭤 보니 바쁜 시간에도 여행을 다닌다고 한다.
“한우를 사육하고 있어 같이는 여행을 자주 못가지만 한번씩 돌아가면서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즐깁니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것들을 접해 보면 배우는 것도 많고 특히 해외에 나가면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어떻게 잘 사는 것도 보고 후진국에는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씨 부부는 1년에 한번은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가고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주 여행을 가서 여러 가지들을 배우고 생활의 활력소를 마련하고 있다.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느꼈던 기자 입장으로서는 정말 놀랍고도 멋지게 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30년을 함께해 온 수박농사
우씨 부부는 30년 전 중매로 만나 진주에 있던 김둘이씨가 고성으로 시집을 왔다. 김둘이씨는 고성으로 시집을 온 죄(?)로 지금까지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수박농사도 그 시점에서부터 시작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농삿일이 너무 힘들기도 하고 진주에서 출퇴근 형식으로 고성을 왔다 갔다 했지만 계속해서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그냥 내일이다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우씨부부가 결혼을 한지가 30년이 흘렀으니 수박농사도 거의 30년 가까이 짓고 있는 셈이다.
“처음에는 주키니 호박을 주로 재배를 했는데 3월 이후에는 호박가격이 너무 싸져 수박을 재배했습니다.”
수박보다는 주키니 호박이 소득이 더 높긴 하지만 수박도 농가 소득을 올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올해 겨울철 하우스 수박은 지난 3월에 출하를 끝내고 이제 마지막 3동 정도가 남았다.
“겨울철 수박은 고성과 진주 등 공판장에 출하해 1개에 5~6천원 정도에 판매를 했습니다. 남은 하우스 수박들은 하우스째로 판매를 해 조만간에 출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가격이 좋아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가격이 많이 싸져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은 고성수박
고성에서 수박을 재배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느 지역의 수박보다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고성수박의 특징은 껍질이 얇고 일조량이 좋아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인근 함안군에서도 수박이 많이 재배되고 있지만 품질면에서는 더 우수하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성수박은 재배면적이 좁고 출하되는 양도 적어 고성수박별도의 상표가 붙여서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30년 가까이 수박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고성수박에 대한 상표가 없다는 것입니다. 출하가 되면 상인들이 그해에 뜨는 상표를 붙여 판매를 하기 때문에 어디 지역에서 생산된 수박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장차 고성의 수박도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맛과 품질 면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작은 소망이기도 합니다.”


 


# 어려운 농촌현실 함께 극복했으면
농촌에서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대규모의 농경지에서 농산물을 재배하면서 수확시기에 일손을 구하는 것이다.
특히 일손이 많이 가는 하우스 농가에서는 생산비가 증가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일손이 없다는 것이다.
“주키니 호박, 수박, 대봉단감, 열무 등 어느 것 할 것 없이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농촌지역에서 일손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고성경찰서에서 50여명이 농손 일손돕기를 나와 대봉단감을 조금 쉽게 수확을 했지만 올해는 어떻게 수확을 해야 될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우씨는 자신의 농가뿐만 아니라 모든 농가에서도 일손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수확시기에 농촌일손돕기 봉사활동이 활성화되어 농민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FTA 등 수입개방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하락 등 농가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을 위해 농산물 판로에 앞장서야 될 농협에서 수입과일을 위주로 판매장에 진열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곳도 있어 안타깝다는 김둘이씨.
“지난달 거제시에 위치한 농협 마트에 들린 적이 있는 데 잘 보이는 곳에는 수입과일이 진열이 되어 있고 국산과일은 구석에 진열이 되어 있어 너무나 속이 상했습니다. 다른 마트도 아닌 농협에서 마저 국산 농산물을 외면한다면 앞으로 농민들은 더욱 힘들어 질 것입니다. 수입과일을 판매를 하더라도 국산과일을 판매에 앞장을 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 해에는 농사를 아예 짓지도 못하는 실정에 처했다.
당시 우씨는 농업인재해안전공제에 가입을 했지만 실제로 사고를 당하고 나서 받는 혜택이 너무 적어 생계가 곤란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농민들의 수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하루에 나오는 돈이 너무 적어 힘든 적이 있었습니다. 농민들이 가입하는 보험도 그 혜택이 더 높아야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행복한 노후를 꿈꾸며
젊었을 때는 농경지의 규모를 확장해 나가면서 농사일에만 전념해왔던 우씨 부부. 5년 전부터는 농경지 인근에 한우농장을 건립해 시작할 때 20마리의 한우를 키우기 시작해 지금은 100여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후를 생각해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우가격이 점점 내려가고 사료 값이 비싸져 힘들기도 하지만 향후 나아질 것으로 보고 계속 사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배우는 것을 좋아해 시간이 나는 대로 남편 우씨는 서예를 배우고 아내 김씨는 천연염색과 한지공예, 도자기 등을 배우고 있다.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도 얼굴엔 환한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은 여행과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태곤씨는 한우를 키우는 것 외에도 노후를 생각해 이제 버섯 재배를 구상하고 있다.
“버섯은 일손이 그렇게 많이 가지 않고 힘이 많이 드는 일이 없어 해봤으면 합니다. 그런데 자꾸 아내가 말려서 지금은 고민 중에 있습니다.”
버섯재배를 두고 아웅다웅하는 부부. 아직까지 신혼처럼 행복해 보인다.
영오면 성곡리에서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으면서 일 뿐만 아니라 여가생활까지 즐기고 있는 우씨 부부를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는 우씨 부부처럼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황영호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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