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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으로 언어의 다리를 놓다

고영준 고성군수화통역센터 수화통역사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4월 30일
ⓒ 고성신문

지난달 20일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및 제25회 장애인복지증진대회가 열렸다. 이날 기념식과 복지증진대회에서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있었다. 농아인들의 �

�과 귀가 되어 주는 고영준 김상이 수화통역사. (사)경남농아인협회 고성군지부 산하 고성군수화통역센터에서 일하는 고영준 수화통역사를 만나 애환과 그동안의 노력, 보람을 들어 보았다.



“수화는 농아인의 문화입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 말과 글을 통해 삶을 표현하듯 농아인도 마찬가지죠.”
고성군수화통역센터는 수화통역서비스를 한다. 병원이나 경찰서 법원 등 관공서, 법률서비스 상담을 하며 심지어 부부싸움까지도 개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고씨는 웃는다. 그러다 보니 농아인의 생활을 숟가락 개수까지 잘 안다고 한다. 그래서 비밀보장이 원칙이라고 말한다.



“그 나라 말을 배우려면 언어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지만, 문화를 아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좋은 수화 통역사가 되려면 청각장애인들의 세계를 이해해야 해요. 또 그 분들과 더 많이 대화를 나눠야 하죠. 수화 통역을 배우려는 사람에겐 농아인이 원어민이니까요.”
고성군수화통역센터는 수화통역서비스 뿐만 아니라 상담, 생활스포츠 동아리, 야외나들이, 장애인영화 관람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고성지역은 영화관이 없어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한국농아인협회 고성군지부 김현태 지부장과 함께 세 사람이 지역을 나눠 모셔 오고 모셔다 드리고 있다.



“어려움도 많아요. 다른 지역에는 최소 4명 정도가 수화통역센터에 근무를 하고 있으나 고성군은 2명이 450여명의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고영준 수화통역사는 현재 고성군종합운동장에 있는 사무실이 좁고 접근성이 좋지 않으며 교육장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실상 농아인들은 경로당에도 잘 가지 않는다며 사랑방이라도 하나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고성군수화통역센터는 문맹 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글자 뿐만아니라 수화를 배우지 못한 이들도 고성지역에는 많다. 일반인에게도 수화교실을 열고 있다. 고영준 수화통역사는 많은 군민들이 수화를 배우기 바란다.
“수화를 배우면 좋은 점들이 참 많아요. 첫째,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니까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고요. 둘째, 표정으로도 느낌을 전달해야 하니까 얼굴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돼서 자연스레 동안이 되지요. 셋째, 감정 표현이 풍부해져요. 수화는 정말 아름다운 언어예요.”



고영준 수화통역사는 동해면의 한 어르신은 틀니가 없어 식사를 못해 담당 공무원과 틀니를 해 드린 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살이 찌고 활동적으로 생활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유모씨의 경우도 가정용품을 전달하고 보일러 수리, 후원자 연결 등으로 처음에는 문도 열어 주지 않았는데 이제는 달력에 방문날짜를 표시해 놓고 어깨도 두드려 주시고 안아 주시기도 한다며 고영준 수화통역사는 즐거워 한다.



“농아인과 내가 삶을 함께하고 정을 나누고 위로를 주고 받으면 서로의 장벽이 무너지고 사회는 더 성숙해질 수 있어요. 편견의 시선을 버리고 서로 화합하고 사랑해야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고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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