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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이어온 60년 전통의 염소국밥집이 있어 화제다. 3대째인 김미영씨(38)가 대표를 맡고 어머니 김순남(62)씨와 함께 운영하는 회화면 관인로 1 소재 월출 산흑염소식당. 배둔터미널에서 당항포 방향으로 150m쯤 가면 만날 수 있다.
# 60년 전통 염소국밥 명맥 잇다 월출산흑염소식당은 김미영 대표의 할머니인 이월임씨가 배둔장터에서 젊은 시절부터 해 온 배둔염소국밥이 원조이다. 어머니 김순남씨는 자신이 23살 때 시집을 왔는데 그때에도 48세였던 할머니 이월임씨가 염소국밥집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60년 전통의 염소국밥집의 명맥이 끊어질 수 있는 위기도 있었다. 이월임 할머니는 지난해 돌아가시고 어머니 김순남씨는 몸이 좋지 않아 한때 식당을 그만 둔 적이 있다. 이때 3대째인 김미영 대표가 지난해 11월 월출산흑염소식당을 열어 60년 전통의 배둔염소국밥을 이어나가게 됐다. “가족들과 지인들이 식당을 하는데 반대도 많았다. 하지만 더 나이가 들기 전 할머니의 맛을 기억하고 있을 때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김미영 대표의 염소와의 인연 할머니의 염소국밥을 먹고 자란 김미영 대표의 염소와의 인연은 재미있고 놀랍다. 대학교에서 만난 남편의 시댁이 흑염소 농장과 식당을 하고 있었던 것. 그것도 흑염소가 유명한 전라도 강진군이었다. 그녀의 시댁에는 외삼촌 3명이 6천마리 규모의 월출산흑염소농장, 3천마리 규모의 해누리흑염소농장, 원정농장·식당, 월남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원정식당은 2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 흑염소 열풍은 지난해 먹거리 X파일, 생생정보통 등에서 방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시댁인 월출산흑염소농장은 KBS 1박2일을 촬영하면서 유명해졌다. 이월임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할머니의 염소국밥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제는 염소국밥집의 대가 끊어지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김미영 대표의 시댁이 유명세를 타며 염소고기의 수급도 원활할 것으로 판단한 김미영 대표는 식당을 하게 됐다.
# 염소고기와의 특별한 만남 월출산흑염소식당은 흑염소석쇠불고기, 흑염소전골, 흑염소탕, 흑염소국밥을 메뉴로 하고 있다. 지난 14일 지인들과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하니 밑반찬이 10여가지가 나온다. 다시마, 여린 머위, 파 등 장아찌와 김치 등 깔끔하고 입맛을 당기는데 젓가락이 절로 간다. 흑염소석쇠불고기가 놓여졌다. 달큰하고 불향 나는 불고기가 맛있다. 질기지도 않고 염소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함께 간 지인의 아이들이 연신 맛있다 한다. 전골이나 탕 음식만 생각해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으리라 걱정은 사라진다. 어른들의 안주감으로도 딱이다. 전골이야 그렇다 쳐도 탕과 국밥은 무슨 차이가 있나 싶었다. 일부러 두 음식을 시켜 보니 무슨 차이인지 알 것 같다. 탕은 진하고 들깨가루가 많아 걸쭉하다. 국밥은 무와 콩나물을 넣어 시원하고 깔끔하다. 탕과 국밥에는 고기도 많이 들어 푸짐해서 좋다.
김 대표는 경상도에서는 흑염소석쇠불고기, 국밥을 즐겨 먹으며 전골과 탕은 전라도 음식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전라도 음식이라 처음에는 손님들이 입에 잘 맞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번 맛본 이들은 어김없이 다시 찾는다. 탕이나 국밥은 일반적으로 경상도에서는 고기로만 끓이는데 뼈를 우려 만든 뼈 육수와 고기육수를 섞어 더욱 진한 맛을 낸다고 한다. 소금은 거의 쓰지 않지만 진하게 우려내면 마치 소금으로 간을 한 것 같다. 전골의 경우는 전라도식이라 간장양념으로 처음에는 생소해 하지만 맛있다고 한다. 염소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사람도 있다. 김 대표도 사람들의 이런 부분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월출산의 염소는 모두 토종을 사용하며 월출산흑염소농장에서는 사육방법을 달리해 특유의 냄새를 잡는다. 농장 염소 우리는 2층으로 만들어져 배설물은 밑으로 빠지게끔 되어 있어 염소가 아무거나 먹는 것을 방지한다. 김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도축된 염소이므로 믿고 먹어도 된다고 했다. 또 질기다는 평도 있다. 김 대표는 “방목을 하다 보니 근육이 발달해 그렇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지방량이 적어 건강에는 더 좋다”고 말한다. 염소음식은 뜨거운 음식이라 일반적으로 겨울음식으로 많이들 생각하지만 사실 여름 보양식이다. 기력이 허해지거나 체력보충이 필요할 때 먹어 다른 지역의 경우 복날 제일 잘 팔린다고 한다. 옛 문헌에 따르면 흑염소 고기는 음양을 보양하며 허약체질을 낫게 하고 강정보약이 된다고 한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심장을 안정시키며 산후통에 특효가 있으며 갱년기 노화를 방지하는 토코페롤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 더욱 발전된 음식으로 고성 맛집으로 김 대표는 일부 어르신들 기억 속에 있는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 먹었던 할머니의 국밥이 더 맛있다는 이가 있다며 또 다른 승부수가 필요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곰취, 삼채, 머위, 뽕잎 등 15가지 정도의 다양한 장아찌를 준비하고 10여가지의 음식을 낸다. 또 영양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위생이나 영양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월출산흑염소식당을 들어서면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 주방은 훤히 보이도록 해 놓았다. 김 대표는 “넓고 개방형으로 해 청결이나 위생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웃는다. 주말이 아닌 때는 어머니와 김 대표만 일을 해 인건비를 줄인다. 염소가 지난해 방송을 타면서 3~40만원 하던 것이 1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식재료가 비싸다 보니 인건비를 줄여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염소는 물론이고 쌀, 배추, 고춧가루 등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한다. 모든 메뉴는 포장가능하고 뼈곰, 족곰 등도 주문할 수 있다. “매상이 높아지는 것보다 부모님을 모시고 와 맛있었다는 말과 식사대접을 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해 주실 때 제일 기분 좋고 보람을 느낀다. 60년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자부심으로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 어떤 것이 맛있다더라 하며 찾듯 고성에 오면 흑염소 요리가 맛있다며 찾을 수 있는 지역의 대표맛집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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