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6-29 15:34:5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연재기획

“끊임없는 노력은 생명도 연장시킨다”

마암면 최효림 구선이 부부의 행복한 농가 이야기
/황영호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1월 16일
ⓒ 고성신문

올해는 청(靑)의 기운이 듬뿍 담긴 ‘청양(靑羊)의 해’다.
인정이 많고 친절한 마음씨를 가진 특유의 순수한 성향으로 행운이 따른다는 양띠에, 진취적이고

정적인 푸른색의 의미가 더해져 개인과 가정에 큰 행운을 불러온다고 한다.
새해 벼농사와 방울토마토, 한우축사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해 더욱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암면 최효림(59)·구선이(54) 부부를 만났다.



최효림씨는 마암면 보전리 보대마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줄곧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생을 농민으로 살아 왔으며, 구선이씨도 최씨를 만나 30여년간 행복한 농가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추운 겨울 쌀쌀한 날씨에 마암면 화산리 예전 화훼단지가 있었던 농경지 중앙에 자리 잡은 최씨 부부의 방울토마토 재배농장의 문을 열었다.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서자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린 방울토마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인적 소리에 첫눈에 봐도 농촌사람의 모습으로 정이 넘칠 것 같은 환한 미소로 따뜻하게 맞아 주는 최씨 부부.
신문사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하니 최효림씨는 쑥스러워서인지 다소 단답형의 대답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편안하게 두 부부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 놓았다.


 


#농촌경제는 어렵고 일은 고되다
최씨 부부는 벼농사만 4만㎡, 방울토마토 2천㎡, 한우 40마리까지 키우면서 쉴새 없이 일하면서 무척 고된 삶을 살고 있다.
근래 들어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촌경제도 많이 어려워지고 고령화로 인해 일손부족현상과 경영비 증가로 농가소득이 줄어 최씨 부부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러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일손이 부족한 것입니다. 벼농사야 기계로 한다고는 하지만 방울토마토의 경우에는 일일이 손이 가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둘이서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끔씩 외국인 노동자와 노인들을 고용해서 일손을 충당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 일손조차 구하기 힘들죠.”



부족한 일손 때문에 예전에는 방울토마토 하우스를 크게 했지만 6년 전 하우스 면적을 줄이고 한우가격이 좋을 때 송아지를 구입해 키워왔지만 날이 갈수록 가격은 내려가고 요즘에는 방울토마토로 벌어들이는 돈을 한우를 키우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근근이 버텨 오고 있긴 하지만 대규모 농가가 아닌 소규모 한우사육농가는 앞으로 살아남기가 힘들어 보여 한우사육 만큼은 이제는 그만 내려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더욱이 30여년이 넘게 농사를 하면서 쌀값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변동이 없어 날이 갈수록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농촌현실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 농사를 짓기에 좋아진 점도 있고 최소한 먹고 살 수는 있어 욕심만 내지 않고 여기에 만족하면서 산다고 한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행정의 각종 농업사업에 지원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기계대여사업으로 인해 농가에서 직접 농기계를 구입하지 않아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농기계를 대여해 사용할 수 있어 참으로 편리하죠.”
“젊어서부터 농사를 짓고 살아왔고 농촌에서 먹고 살려고 하다 보니 몸은 다소 고되지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환갑이 다 되어 가다 보니 젊었을 때는 힘으로 하던 농사일도 이제는 어떻게 하면 일을 쉽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요령부터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이제는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봅니다.”
“앞으로는 노후생활도 생각하면서 차즘 취미생활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놓지 않았던 농사일
어려운 농촌현실에도 좌절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최씨 부부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최효림씨는 37세 때 간암판정을 받고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을 들었다.
그 때를 떠올렸는지 해맑게 웃고 있었던 구선이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조금이나마 상상이 됐다.



보통 사람들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병원신세를 지거나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최씨는 달랐다.
“사람은 타고난 복이 있다고는 하지만 저는 본인이 관리를 잘하면 그 복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내가 그동안 살아 왔던 데로 농사일을 해왔고 당장 내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농사일에 손을 놓을 수도 없었죠. 나에게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최씨는 고된 농사일을 하면서 통원 치료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 그러면서 병을 호전시키기 위해 식이요법 등도 병행하면서 몸을 관리했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고된 농사일을 하고 나면 배가 엄청 고픈데 점심 때 막걸리 한사발 하면서 배를 든든하게 하는 것이 낙이지만 당시에는 점심을 굶어야 했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힘들고 슬펐습니다.”
그도 그지만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 구씨도 고통스러워하는 남편을 보면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한다.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았던 그들에게도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길어야 6개월이라고 했던 의사의 말과는 다르게 최씨의 노력과 그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있어서 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병은 호전되고 10여년 동안 통원치료를 받으며 노력한 결과, 현재는 병원에서 암이 없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이제는 일상생활로 돌아와 건강한 모습으로 농사일에 더욱 전념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나서 인지 부부의 고된 농촌생활도 행복하기만 해 보였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부부이장
최효림씨는 10여년이 넘도록 마을이장을 해오면서 마을의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사는 농촌에서 최씨는 젊은 축에 속하면서 농협에서 나눠주는 배당 소금배부나 굳은 일이 있을 때면 항상 최씨가 힘든 일은 도와주곤 했다.
“농촌현실상 어르신들이 무거운 짐을 직접 옮기지 못하기 때문에 종종 도움을 드리곤 했습니다. 가끔씩 어르신들이 짐을 이리저리 옮겨 달라고 할 때 내가 머슴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장 일을 하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장난스런 말도 했지만 그래도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마을사정으로 인해 이제는 최효림씨가 이장에서 물러나고 부인 구선이씨가 이장을 맡아 마을의 일을 살피고 있다.
“예전에는 부인이 늦게 들어오면 크게 호통을 쳤지만 지금을 이장을 맡아 공적인 일을 하다 보니 늦게 들어와도 뭐라고 할 수 없죠. 마을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옆에서 응원을 합니다.”
구선이씨는 마을이장 뿐만 아니라 바쁜 시간을 쪼개 대한적십자봉사회 고성군지구협의회 마암면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목욕봉사와 점심대접봉사, 김장나눔행사 등에도 참여해 일손을 거드는 등 남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구선이씨는 대한적십자봉사회 고성군지구협의회 이외숙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들과 회원들이 좋은 일을 하는데 참여만 할 뿐 제가 솔선수범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랑할 것은 아니라면서 겸손해 했다.


 


#자식들이 잘 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
최씨 부부는 30여년 전 중매로 만나 결혼해 현재 2남1녀의 자녀들을 슬하에 두고 있다.
현재 큰딸 최인혜(30)씨는 서울에서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큰아들 최민준(27)씨는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또 막내 최재성(20)씨는 현재 부산대학교에 우수한 성적에 입학해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자식들이 최씨 부부의 힘의 원천이 되고 열심히 농사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새해 이들 부부에게도 바라는 것이 있다.
지난해에는 작은 아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이 부부의 바람이었고 그 바람은 이뤄졌다.
올해는 큰 아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이 부부의 바람이다.
이들 부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정직하고 순박하고 늘 긍정적으로 생활하면서 죽을 고비도 넘기는 큰 행운을 얻은 최씨 부부가 청양의 해의 좋은 의미와 딱 맞아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최효림씨는 끝으로 인터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말도 남겼다.
“농촌은 건강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여질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 힘내시고 청양의 해의 의미처럼 모든 개인과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황영호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5년 01월 16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