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로 들어선다. 꽃으로 흐드러져야 할 세상이 정치 이야기로 덮여버렸다. 나라 전체가 들썩거리거늘 작은 시골이라고 비껴갈까? 선량을 꿈꾸 사람들이 하나같이 지역민을 위한 희생과 봉사를 외치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것도 손가락으로 꼽기도 힘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서고 있는 걸 보면 고성 땅이 인물의 고장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적격자라고 나선 사람들의 됨됨이를 보면 ‘이건 아니다’라는 사람도 일부 보인다. 평소 그 사람이 지역 사회에서 하는 행태를 보면 도저히 선량의 중량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똥 싼 주제에 매화 타령’하듯 얼굴을 내밀고 다닌다. 대놓고 말을 못하지만 행여나 그런 사람이 선량의 자리에 오를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정치(政治)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나 집단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정치는 더불어 살아야만 하는 인간 사회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정치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번잡한 도시에만 정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시골에서 땅을 파서 먹고 사는 촌부에게도 정치가 있으며, 외진 섬에서 조개를 캐는 무지랭이 아낙네에게도 정치가 있다. 혼란한 정치를 피해 산 속에서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죽은 백이숙제조차도 결국 정치의 그물을 벗어나지 못했다. 타인과 더불어 사회생활을 하는 한 언제나 옷처럼 몸에 감고 다니는 것이 정치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개인이나 집단의 정책과 목적을 달성하고 집단의 이익과 권력을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교섭하고 정략적으로 활동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능력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이 수준 이하의 모습을 보인 탓에 정치를 개나 소나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선량을 꿈꾸고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이 많은 이유도 ‘저 정도의 사람도 정치를 한답시고 어깨 힘주고 다니는데 나라고 못할쏘냐?’ 하는 심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분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 행사장에서 축사 한 마디 하고 거들먹거리는 행위가 정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신이 잘나서 주민들이 선택해 준 것으로 생각하여 대단한 지위에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이권에 개입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특권을 가지는 것이 정치라고 알고 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사회적 행위이다. 뒤얽힌 갈등을 풀어내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사회나 국가를 이끌고 경영하는 일은 아마추어 정치가가 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정치가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 선량을 꿈꾸며 명함을 내밀고 있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진정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분쟁의 현장에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들어 갈등을 해소하고, 자신보다는 지역과 집단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전문적인 정치가라고 자부할 수 있는가?
행여나 선량의 자리가 권력이나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빨리 뜻을 접으라. 금배지를 달고 행사장이나 찾아다니며 귀빈 대접을 받으려면 그 꿈을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던져라. 당신의 그 꿈이 주민들에게는 큰 불행이 될 뿐이다.
주민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말 그대로, 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으며, 어질고 뛰어나며 좋은 ‘선량(善良)’을 선택하자. 모두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지도자다운 사람을 선택하여 4년 동안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먼저, 후보에게 책무에 대한 열정이 있는가 살펴보라. 정치를 한다는 사람이 이해관계를 조정 통제하는 능력이 없거나, 국가나 집단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능력이 없을 경우 무능력자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열정이 없는 지도자는 안일(安逸)을 선택하게 되고, 그런 지도자를 둔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퇴보를 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후보에게 지역민에 대한 사랑이 있는가 보라. 가식적인 후보는 온갖 사탕발림으로 주민들을 현혹한다. 그러나 그런 후보는 막상 당선이 되고나면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권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주민의 손으로 뽑은 지도자가 도리어 주민의 권리와 이익을 뺏어가는 독선적인 권력자가 되어 버린다. 이 경우가 가장 불행하고 최악의 선택이 된다.
그 외에도 지도자를 뽑을 때 살펴봐야 할 것이 많다. 그 중 큰 비중으로 봐야 할 덕목은 도덕성이다. 그리고 멀리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하며,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 실현성 없는 엉터리 공약으로 주민들을 현혹시키는 후보는 안 된다. 지역의 토호(土豪) 세력을 등에 업고 득세하거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후보는 안 된다. 특히 바람이나 금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돈으로 사람을 사는 후보는 절대 안 된다. 정쟁(政爭)의 불씨가 되는 지역감정이나 정당만 보고 선택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모두 지도자 선택에 정말 신중해야 한다. 지연과 학연, 그리고 인맥 등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리고 인물의 됨됨이만을 보자. 누가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로 주민들을 올바르게 이끌 것이며, 누가 더 주민들의 심부름꾼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을까만을 보자.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유능한 지도자를 만들어내고 올바른 정치를 펼치게 한다. 도덕적이고 유능하며 성실한 후보가 지도자로 선택될 때 비로소 세상이 평안해지고 주민들의 삶이 윤택해진다. 신중하게 선택하라. 당신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만 주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