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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간 중풍으로 쓰러진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온 사람이 있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김경규(영현면·79)씨로 내년이면 여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내를 위해 손수 밥을 먹여주는 등 아내의 손발이 되어 주고 있다.
그는 아내를 위해 지금까지 식사와 빨래, 청소 등 모든 집안일과 고된 농사일도 마다하지 않고 혼자서 다해오고 있다. 하물며 아내가 먹는 약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직접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진주시까지 나가 구입해 매일 먹여주고 있다. 김경규씨는 “당연히 내가 해야 될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주위에서는 대단하다고 말들을 한다”며 다른 사람이라도 자신처럼 했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는 “6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나와 함께 해온 아내이고 자식을 낳아주고 길러준 아내이기에 더 잘해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아픈 마음은 애써 감췄다. 일반사람들은 보통 가족이 중풍으로 쓰러지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만 제외하곤 대부분 요양원으로 보내기가 일쑤지만 김경규씨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부지런한 성격 탓에 벼농사와 양봉, 과수원, 밭농사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며 아내를 요양원에 보내지 못하는 것은 늘 항상 옆에 있던 아내가 없으면 허전하고 하루라도 자신이 곁에서 보살펴 주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들어서는 아내가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등 상태가 악화되면서 이렇게라도 사는 것이 아내가 좋아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하지만 아내는 어떨지 몰라도 자신을 위해서라도 몸이 허락하는 한 늘 곁에서 아내를 보살펴 줄 것이라고 말해 그가 아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한편 자신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이웃을 위해 많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경규씨는 현재 영현장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지역인재육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장학기금 3천5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돈은 순전히 자신이 손수 여러 가지 농사일을 하면서 땀 흘려 번 돈으로 기탁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깊다. 또 전 영현면 단위농협장을 역임하던 시절에는 자신의 사비를 들여 조합건물을 짓는데 사용하는 등 그동안 영현면 발전에 기여해왔다. 이런 그를 주위사람들은 연로하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농사를 짓고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는 것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말한다. 또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언제나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짓고 있으며 이웃들이게 도움을 받기는커녕 도움을 주는 일이 많아 주위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