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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밥상을 준비합니다”

옥골사 이동자씨 한 달에 두 번 무료급식 따뜻한 미소와 정성으로 봉사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3년 08월 12일
ⓒ 고성신문

한 달에 두 번, 어르신들과 소외받는 군민을 위해 무료급식을 실시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고성읍 우산리 소재 옥골사(주지 자범 스님) 이동

씨. 이동자씨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 알려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며 처음에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그녀는 34년을 보건소 공무원으로 일했다. 그녀는 퇴직을 하고 연금을 받고 있다. 그 연금의 반은 무료급식을 위해 사용한다. “이제는 사회환원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불교에서 말하는 회향이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회향은 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름 사람이나 자기의 수행 결과로 돌려 함께하는 일을 뜻한다. “거제에서 처음 왔을 때는 낯선 곳이라 어려움도 많았지요. 이제는 기반도 든든해졌고 정이 들어 첫해 빈터에서 경로잔치를 열었어요. 버스 5대로 어르신들과 가족온천도 다녀왔지요.”


 


그러나 처음에는 그녀의 봉사 활동이 쉽지 않았다. 파머스 앞에서 무료급식을 하려고 했으나 장소 문제로 잘 되지 않았다. 무료급식을 통해 지원을 받으려고 한다며 사람들의 오해도 받았다. 고성여고 앞에 전세를 얻어 하려고 했으나 너무 비쌌고 교육청 뒷길 자투리 땅도 어려움을 겪었다. “수많은 좌절 끝에 포기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5천만원으로 옥골사의 공양간이 지어지고 지역의 노인복지센터와 인연을 맺었어요. 그러면서 무료급식을 한 달에 두 번 시작하게 됐지요.” 이동자씨는 기다리니 길이 있었다며 이제 와서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이씨는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음식으로 어르신들을 모시라는 부처님의 깊은 뜻이 아니었냐며 감회에 젖는다. 이씨는 무료급식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옥골사 자범 스님께도 감사를 표한다.


 


이동자씨는 직접 식재료를 사와 다양하고 깨끗한 음식을 손수 준비한다. 그녀는 잘 정리되고 위생적으로 저장된 생선과 장아찌 등 식재료가 있는 40㎡의 대형냉장고를 보여 준다. 지난달 23일 무료급식에서 나온 음식들을 보니 하나같이 먹음직하고 어르신들도 맛나게 드신다. “어르신들이 참 좋아하신다. 식당 등에서 무료급식을 하게 되면 다른 손님들과 뒤섞여 눈치를 보게 되어 불편하다고 하세요. 우리 옥골사에서는 편하게 꽃과 다육식물도 보시고 입맛대로 즐겁게 드실 수 있다고 하세요.” 이씨는 식사 뿐만 아니라 떡과 과일, 죽 등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남은 음식은 싸서 드리면 좋아하신다고 한다.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내지 않아요. 임포 등지에서 생선을 직접 사서 깨끗하고 건강한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어요. 부모님께 해 드린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요.” 이런 노력들이 알려지자 군에서 식대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동자씨는 식대비는 필요 없다며 봉사시간을 지원받았다. 또 대한적십자봉사회 고성지구협의회에서 자원봉사를 자처해 하고 있다. “금전적으로는 자체적으로 하고 싶어요. 스님께서도 정 힘들면 직접 나가서 탁발을 하시겠다고 하세요”라며 미소 짓는다. 이동자씨는 종교를 초월하여 무료급식을 한다. 지역도 고성군에만 한정짓지 않고 마산 등에도 실시한다.


 


애육원, 순애원, 보리수동산 등을 방문해 뷔페식으로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장수마을 행사에서도 반찬을 제공했다. 대가 마암면에서도 모시고 온다. 차가 필요할 때는 옥골사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자범 스님은 “절집에서 한 가지 정도는 좋은 일을 해야 한다. 집에 들어오는 것을 나누는 것은 중요하다. 고성은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고 있고 사회가 어른 공경의 정신이 부족해지는 현실에서 작은 부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무료급식에 참가해 맛있게 음식을 드신 한영희(79)씨는 “누구나 어려운 시기에 한 달에 두 번 이런 봉사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며 “자범 스님과 이동자씨, 대한적십자봉사회 등 더운 날씨에 정성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동자씨는 고추가루가 400여근 들어간 2천여포기 김치를 담근다고 했다. 필요한 이웃과 어르신들에게 나누는데 올해는 김장을 더 많이 해야겠다며 웃는다. 그 선한 미소가 외로운 어르신들과 소외받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정과 사랑을 심어준다. 그 미소가 따뜻한 고성 사회를 만들고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왠지 그녀의 미소가 부처님의 미소와 닮아 있다.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3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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