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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네서 수십년을 이웃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서로 도와 가면서 살갑게 지내 오면서 살아왔다. 어느날 갑자기 앞집 뒤집 청춘남녀가 사랑에 빠 버렸다. 이 두 남녀에게 다리를 놓아 준 사람은 바로 옆집 젊은이였다. 이들의 사랑 놀음은 온 동네가 다 알 정도로 소문이 파다했다. 젊었을 때 한 때의 사랑이라 여겼던 사람들도 불타는 청춘들의 행동을 제어 하지 못 할 정도로 속도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양가 어른을 찾아가 결혼을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을 해 버린다. 그런데 양가 어른들은 절대 결혼만은 허락할 수 없다고 하자 이들은 둘이서 혼인신고를 해 버리고 한 살림을 차렸다. 그렇게 반대를 한 이들의 결혼은 2년 10개월 만에 이혼을 하고 만다.
이와 같은 일은 바로 통합 창원시를 두고 비꼰 이야기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4월 23일 제2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창원시청 소재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가결시키면서 마산시를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창원시의회가 2010년 7월 1일 출범한 통합 창원시의 출범 시킨지 꼭 2년 10개월 만에 도로 마산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통합 당시 시민들은 반대를 하고, 일부 특정 정당 시의원들은 찬성을 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몇 안되는 정치들의 손에 의해 자율을 가장한 강제로 통합을 한 역사를 지녔다. 당시 통합의 당위성으로 시민들을 설득한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창원시가 배포한 유인물에는 2014년까지 정부의 전국 지방행정체제 개편 계획에 따라 향후 우리가 원치 않는 시군과의 통합 가능성이 높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통합함에 있어서 시민들은 제쳐두고 지역국회의원들이 공천장을 가지고 으름장을 놓았기에 시의원들은 꼭두각시 노릇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들어 창원시의회는 마산을 또 다시 분리하자는 안건이 통과되자 마산에 있는 관변단체를 중심으로 한 집단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시민단체도 옛 창원·마산·진해시의회가 거의 날치기 수준으로 통합을 강제하더니, 이제는 통합의 주역들이 분리의 주역이 됐다면서 마산을 분리한 뒤 오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마산시장과 마산시의원을 뽑자는 한발 더 나아간 제안을 했다. 지금 경남에서도 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이 2~3곳이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졸속 통합된 행정통합의 비참한 결과는 통합창원시가 너무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공무원과 불필요한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식의 예산 절감은 행정통합과 실상 크게 상관이 없다. 공무원 수를 줄인다는 것은 혁명에 비유 할 만큼 어렵다. 그런데 아직도 숫자놀음에 눈이 멀어 행정통합만이 지역의 미래를 담보 해 낼 수 있다는 논리로 포장하면서 설득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방자치제는 지금 대한민국 자치단체 규모가 딱이다. 이는 행정전문가들이 외국의 사례를 연구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규모의 경제는 장사꾼들에게나 통하는 명분이지 행정은 아니다. 일부에선 창원시의회가 통합시의 이름과 청사의 위치 결정권이 있으면서도 소지역주의에 밀려 지역여론을 통합하는 데 실패하자 자신들의 골칫거리를 국회와 정부에 떠넘겼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 현재도 고성·통영·거제 통합을 위해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통합에 대한 장·단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주민들의 의견 역시 찬, 반으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합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역주민들의 직접적인 의견을 묻는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바로 통합 창원시가 반면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절차를 지키는 통합은 조금 늦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졸속으로 할 경우 사단이 일어난다는 것을 창원시가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