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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가축분뇨는 자원, 인식전환부터
2. 스위스- 이팅겐수도원 보호재단의 분뇨처리
3. 독일- 환경 사람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
4. 네덜란드- 축산분뇨 처리기술 발달
5. 가축분뇨, 이제 처리보다는 활용법 고민할 때
축산분뇨에서 새로운 시장을 열다… 분뇨처리기술이 새로운 경쟁력
네덜란드 축산농가의 분뇨 처리는 대부분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축산분뇨를 처리하는 산업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8일 네덜란드의 축산분뇨를 전문으로 처리하는 ‘JOZ(요즈) TECH’라는 회사를 찾았다.
JOZ는 네덜란드 축산분뇨 처리 시장의 5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높고 인지도가 높은 회사이다. 네덜란드는 물론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35개국에 축산분뇨 처리 자동화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JOZ는 농가에서 수작업에 의존해 처리하던 축산분뇨를 자동화 시스템과 현대식 축사 건축을 통해 처리함으로써 농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JOZ는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Jan Oostwouter)가 1948년 설립한 이후 52년간 3대에 걸쳐 다양한 방식의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축산분뇨 처리 기술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 외손자인 릭 엘링(Rick Elling·36) 상임이사가 동생과 함께 3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창립자인 얀 오스트바우더는 제빵일을 하다 네덜란드의 낙농산업과 분뇨 처리 문제가 향후 산업으로 크게 발전할 가능성을 미리 예견하고 분뇨 처리 자동화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얀 오스트바우더가 창립할 당시는 대부분 축사에 분뇨가 쌓이면 삼지창으로 사람이 떠서 직접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축산환경에서 분뇨처리 자동화기계 개발은 적게는 축산농가의 일손에서 크게는 네덜란드 축산발전의 기틀이 됐다.
JOZ는 58명의 정규직 사원들이 일하고 있는 중견회사로 성장했으며, 2010년에는 1천만 유로(한화 약 150억원), 2011년에는 1천230만 유로(약 1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1천280만 유로(약 19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 선진국인 네덜란드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JOZ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이 회사는 분뇨 처리 자동화 시스템에 집중적인 투자하면서 각종 맞춤형 자동화 시스템 기술을 구축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한 농가에서 상담 신청을 하면 그 축산농가에 맞는 시스템을 컨설팅하고, 가장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후 관리까지 맡는다.
축사 내 분뇨 처리 자동화 이외에 분뇨펌프 생산, 멀티 플로어 시스템 개발, 가축 발굽 씻는 기계도 개발해 다양한 수요층의 축산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의 분뇨 처리 로봇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정용 로봇청소기와 비슷하게 작동하는데, 분뇨 처리 로봇에 축사 내부의 모양과 동선을 입력시켜 분뇨 처리가 되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청소하는 것은 물론 자동 충전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로봇이 작동되는 동안 축사 내 가축들이 놀라지 않도록 처리 속도는 아주 느리게 했다. 로봇이 축사를 돌아다니면 가축들이 로봇을 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축의 안전사고는 생기지 않는다.
릭 엘링 상임이사는 “JOZ는 꾸준한 기술개발을 위해 지역농가와 협력,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을 설계하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꿈꾸고 있다”면서 “컨설팅과 설치, 유지·관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농가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늘 노력하면서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요즈사는 최근 네덜란드 축사들이 환기시스템으로 인해 분뇨가 마르면 청소하기 힘들어지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면서 바닥을 청소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요즈사는 장치나 작업에 대한 혁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소의 본고장! 청소의 메카!라는 슬로건으로 창업주가 낙농 축사를 대상으로 분뇨처리기계를 처음으로 제작, 유통했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요즈의 인지도가 매우 높다.
1970~80년대부터 소들이 마음대로 걸어다닐 수 있는 축사가 개발되면서 축사의 시스템 환경이 함께 변했다.
분뇨처리 기계와 신 축사 형태에 맞게 개발된 기계, 로봇형청소 기계 등을 요즈에서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앞서가는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의 철학은 ̒최고의 품질을 농민에게 제공한다̓이다.
비록 경쟁 업체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일 수 있겠지만 절대 불평을 듣지 않는 최고의 기계를 납품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념은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형성하였고, 인지도와 매출이 높아지면서 또 새로운 매커니즘의 기계를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분뇨처리를 자동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은 인건비가 비싼 곳이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이고, 두 번째로는 법적 제제는 아니지만 유럽의 농가들이 대부분 24시간 축사가 청결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기계가 아닌 사람이 축사를 청소하게 되면 소가 축사를 나가있는 시간 동안만 청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화 시설을 원하는 것이다. 기계로 치우면 소가 서 있는 동안에도 계속 청소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청결이 유지되는 것이다.
24시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소의 발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분뇨를 계속 밟고 다니면 박테리아 때문에 절름발이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즉, 소의 건강을 위해서 청결을 원하는 것이다.
절름발이가 되면 걷지 못하고 운동량이 줄게되고, 그렇게 되면 우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등 악순환이 거듭된다.
또한 분뇨를 밟고 다니다가 소가 분뇨 위에 눕게 되면 소의 젖에 분뇨가 묻어서 우유가 감염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청결을 항상 유지할 때에 제품 생산량과 질이 높아지고 농가 수입 증가한다.
축사의 청결도가 우유 생산량, 즉 축산농가의 수익과 직결된다. 특히 네덜란드는 우유 질에 따라 가격이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청결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원인이다.
샥 브롱크홀스트(Sjaak Bronkhorst·38) 세일즈·마케팅매니저는 “JOZ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농가들은 인건비 절감과 함께 축사의 청결 상태를 항상 양호하게 유지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JOZ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축산농가도 생산성이 배가돼 크게 만족하고 있다.
축사의 청결도는 우유 생산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젖소 사육농가의 경우 분뇨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사전에 예방해 젖소를 건강한 상태로 키워 우유 생산량을 증대시킨다.
네덜란드 북홀란드주에서 유기농 우유 생산 젖소 60마리를 키우고 있는 축산업자인 얍얀 얀쳐스(46) 씨는 JOZ와 협의한 후 축사 바닥에 슬라이딩 방식의 갈퀴를 설치해 분뇨를 수거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축사가 늘 깨끗하고, 분뇨를 수작업으로 치우지 않아도 돼 사육두수를 100마리까지 늘릴 생각이다. 결국 축사의 청결도가 질 좋은 우유를 많이 생산하고, 자동화 시스템으로 일손도 줄어들어 사육두수 증가로 연결된다.
얀쳐스 씨는 “예전에는 분뇨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규모 증대에 한계가 있었는데, JOZ의 자동화 시스템 도입 후 사육 젖소를 더 늘릴 수 있게 돼 우유 생산량도 크게 증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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