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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환경 사람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

분뇨 활용해 유기농업 바이오가스 생산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1월 24일
ⓒ 고성신문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가축분뇨는 자원, 인식전환부터


2. 스위스- 이팅겐수도원 보호재단의 분뇨처리


3. 독일- 환경 사람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


4. 네덜란드- 축산분뇨 처리기술 발달


5. 가축분뇨, 이제 처리보다는 활용법 고민할 때


 


유기농 목초지서 풀 뜯은 소 분뇨, 경작지에 다시 뿌려 영양분 공급 순환


독일 정부, 2024년까지 원전 폐기 … 분뇨 발효시켜 전력 생산 땐 지원도


 


 


독일은 유기농법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독일의 유기농법 중심에는 축산분뇨가 자리 잡고 있다. 축산분뇨가 없으면 유기농업은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축산분뇨가 부족해 비료를 조금이라도 뿌리면 유기농으로 인정도 받지 못한다.


독일 유기농법의 역사를 보면 지난 1920년께 루돌프 슈타이너가 생명역동농업이라는 이론, 즉 인지학을 토대로 한 생명역동 유기농업을 만들어내면서 시작됐고 1, 2차 세계대전 후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1972년에는 생산자 단체인 비올란트(지금도 가장 권위있는 인증마크 중 하나)가 결성돼 유기농업 발전을 이끌었으며, 1975년에 유기농학회가 결성돼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을 담은 잡지를 발간, 유기농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이런 업계와 학계의 노력으로 독일의 유기농업은 체계가 잘 잡혀 있다. 토양·생태·지역성이라는 원리에 충실하고 이것들의 순환으로 만들어 나가는 유기농의 체계가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바이오가스로 재탄생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새로운 자원으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방법의 하나가 바이오가스 생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축분뇨는 정수과정을 거쳐 처리하거나 액비, 퇴비로 만들어 재활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직 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은 시작 단계이다.


하지만, 독일은 2050년까지 ̒원자력과 화석연료를 0%로 재생에너지 85%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바이오가스 생산이 활성화돼 있다. 현재 배출분뇨의 20%는 바이오가스로 재활용된다. 이미 독일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절반 수준을 바이오가스가 대체하고 있다.


바이오가스는 축사에서 나온 분뇨를 저장고로 옮겨 식물성 재료인 옥수숫대와 섞어 발효해서 얻는 메탄을 일컫는다. 메탄가스는 열병합발전기에서 연소돼 증기압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남은 열은 난방 등에 사용된다.


                    


# 복스베르그 양돈 지역청 바이오가스 생산


 


복스베르그 양돈 지역청(LSZ-Boxberg)은 독일 남서부에 있는 바덴 뷔템베르크주 농림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대학, 농가들과 연계해 종돈 종자 개량, 선진형 축사 모델 개발, 바이오가스 생산, 돼지 사육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농장의 면적은 20만㎡(20)이며 농장에서 키우는 어미돼지, 새끼돼지 4천여 마리가 하루 10톤의 분뇨를 배출하고 있다. 최근 원자력발전이 도마에 오르면서 양돈 지역청도 바이오가스 생산성 향상에 관심을 두고 생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분뇨 10, 600가구 1년치 전기 생산 가능해


 


바이오가스는 분뇨와 옥수수 대를 3 7로 혼합하고 100일 정도 발효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양돈 지역청에는 대형 저장탱크 2개가 설치돼 한쪽 탱크에서 50일 발효·보관하고 옆쪽으로 옮겨 다시 발효·보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탄가스는 양돈 지역청 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에서 전기로 만들어진다. 양돈 지역청 전기생산설비는 1시간에 400, 1년에 약 320만㎾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정도의 전기면 4인 기준 6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또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 여부에 따라 농가 수익도 큰 차이가 나면서 일반 축산농가의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설치도 증가하고 있다.


양돈 지역청 빌헬름 플란츠 박사는 “분뇨는 더 이상 폐기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바이오가스도 생산하고 퇴비로 활용하면 화학비료값도 절약하는 등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며 “독일은 음식물쓰레기를 넣어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없도록 금지돼 있지만, 옥수숫대 대신 음식물쓰레기를 넣으면 효율이 더 좋다. 이를 활용하면 분뇨처리뿐 아니라 음식물쓰레기 처리, 나아가 높은 전기 생산성까지 한꺼번에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분뇨에서 인을 줄이는 연구 병행


 


유럽 국가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독일은 가축 수에 비례해 일정 규모 농지를 소유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1㏊당 어미돼지 5마리가 새끼돼지와 함께 배설하는 분뇨량 이상을 퇴비로 주지 못하게 법으로 규제하고 있다. 분뇨의 무분별한 처리에 따른 땅의 부영양화를 막으려는 조치다.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과징금을 물어야 하며 남는 분뇨는 바이오가스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가와 임대료가 오르면서 독일 축산농가에도 이 규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풀어야 할 과제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했다고 해도 분뇨의 찌꺼기 양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1톤의 찌꺼기에는 3㎏의 인을 함유하고 있어 적정량을 넘기면 땅의 부영양화를 가져온다. 따라서 인을 줄이면 더 많은 양을 퇴비로 사용할 수 있고 지력 향상과 의무 농지 확보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 이에 이곳 양돈 지역청을 비롯해 독일 각 연구기관에서는 분뇨 속의 인을 감축하는 기술 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곳 양돈 지역청도 최근 분뇨 속 인을 절반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양돈 지역청은 기술 유출 등 이유로 원리와 설비에 대한 공개를 꺼렸다.


빌헬름 플란츠 박사는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은 분뇨 속의 인 50%를 절감할 수 있다. 더 많은 분뇨를 퇴비화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필요한 농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이 기술이 활성화되면 축산, 바이오가스 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농가들은 바이오가스 설비를 갖춰 전력을 생산하면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단순히 가축만 키우는 데 집착하지 않고 바이오가스 등 자원재생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기관들이 발효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더 많은 가스 생산과 전기량 증대를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본대학교 농과대학 유기농연구소


 


독일 본대학교 농과대학 유기농연구소는 독일 유기농법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발전하도록 연구하고 있는 곳이다.


연구소에는 대략 247500여㎡의 목초지가 있다. 이 목초지는 소의 방목장이기도 하다. 유기농연구소 농장의 목초지에서 소들이 풀을 뜯고 축사에서 분뇨를 배출하면 그 분뇨를 활용해 다시 경작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순환과정을 거치고 있다. 방목하지 않은 소의 분뇨를 뿌린 경작지는 유기농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독일의 모든 축산은 철저히 방목을 원칙으로 한다.


연구소는 유기농 농장의 경작지, 목초지와 가축들이 순환관계를 맺으면서 영양분을 공유하고, 관리 방법도 그 영양분에 따라 달리하며, 그 순환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혼합적으로 연구, 결과물을 도출해 알려주고 있다.


유기농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인 한의선 연구원은 “이상적인 유기농 순환 방법은 작물과 축산을 혼합하는 농업, 환경을 생각하는 농업, 사람을 생각하는 농업”이라면서 “유기농은 주어진 것을 최대한 순환시키는 것인데, 사람들이 가축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그 가축들은 분뇨를 배출해 영양분을 땅으로 돌려주고, 땅은 점점 더 건강해지는 것이 유기농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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