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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해서 출세하면 감옥가는 나라

천강우 논설위원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0월 23일
ⓒ 고성신문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후배가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과 나눈 대화를 화제로 이야기가 오갔다. “천형, 이젠 교직에서 퇴임해 보니 교육이 잘못된 것을 알겠

지요?”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 아들놈에게 열심히 공부해라,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야 행복하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이야기했습니다. 좋은 대학에 나오면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살 수 있고, 가족도 좋고, 또한 좋은 부인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아들놈이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아버지! 좋은 대학 나와서 출세해봐야 결국 감옥에 가던데요. 돈이 많든, 권력이 있든 몽땅 비리 혐의로 감옥에 가는데 그게 정말 잘되는 거예요?”



그는 아들에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독한 경쟁을 뚫고 성공하라고 재촉한 자신이 창피했다고 하였다. 그가 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단어는 따로 있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나 겸손, 상식, 품위, 존경, 국가에 대한 헌신, 가족에 대한 사랑 등이었다. 하지만 정글 같은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데 부모가 자식에게 이런 한가한 말을 할 여유가 없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부모는 대부분 자식들에게 “공부해라, 게임하지 말라”는 말만 입에 달고 산다.



그런 아이들이 뉴스를 보면서 뭘 느낄까? 자고 나면 또 다른 ‘더러운 손’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원로 격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뢰 혐의로 구속되고, 후세의 교육을 책임진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돈으로 상대후보를 매수했다는 혐의로 구속되었다. 검사가 그랜저와 벤츠를 선물 받고,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감옥에 가있다. 청와대경호처장은 경호장비업체로부터 돈을 먹는 세상이다. 저축은행장들이 줄줄이 횡령, 배임 혐의로 감옥에 가고, 저축은행을 감독하는 금융 감독기관 공무원도 함께 수갑을 찬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나 고위 정치인 재벌회장까지도 교도소를 자기 집 드나들 듯 한다.
실제로 우리니라의 부패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 홍콩 소재 기업컨설팅 연구소가 발표한 아시아 국가 부패지수를 보면 한국의 부패지수는 아시아 16개국 중 1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지난 6년간 꾸준히 나빠지고 있다. 언론 보도를 보면 청렴도 순위가 1910년 39위에서 지난해 43위로 추락했다. 선진국 모임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는 27위로 최하위권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수출 강국이 되었다고 선진국은 아니다. 부패를 척결해서 높은 도덕성을 갖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와 기성세대는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해서 경쟁자를 제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돈 버는 게 최고라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열정과 재미를 말하고 재능을 발굴해야 한다. 겸손과 애국심, 품위와 존경, 헌신과 희생, 사랑을 주제로 대화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가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처럼 부패와 비리에 둔감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면 우리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곧 다가올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미래에 대한 정책은 없고, 과거에 대한 나쁜 점만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일 때 우리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판단할 것인가? 뇌물, 비리, 학교폭력, 성폭력 등 TV나 신문들은 온통 이런 뉴스밖에 없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생활과 학생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품위, 자기의 복무인 학업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고성신문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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