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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고 조순선 학생 급성백혈병 고통 경상대학교병원서 입원 치료 중
불현듯 눈이 뜨인다. 어두운 병실, 우두커니 앉아 있는 딸의 실루엣이 보인다. 딸은 몹쓸 꿈을 꾸었단다. “꿈은 현실과 반대라잖아. 설마 꿈에서처럼 죽지는 않겠지? 죽기 싫어. 학교도 가고 엄마랑 행복하게 살고 싶어. 살고 싶어.” 엄마는 딸의 눈에 머금은 눈물이 아프다. 하늘이 원망스럽고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서글프다. 엄마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언제나 그랬듯 딸은 엄마를 껴안는다. 딸은 아프고 엄마도 아프다. 마음이. 모녀는 그 모습 그대로 하염없이 숨죽여 운다. 컴컴한 병실은 그네들의 어두운 미래 같다. 그렇게 희뿌연 새벽이 찾아 온다. 고성고 1학년 조순선 학생은 작년 아버지를 가슴 속에 묻었다. 큰 아픔이었다.
한쪽 눈은 거의 실명이며 잘 들리지 않는 그 아이의 어머니는 장애 6급이다. 지적으로도 보통 사람 같지 않다. 성실하고 마음이 예쁜 조순선 학생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림을 꾸려나갔다. 저소득층이 받는 60~70만원. 그네들은 빠듯한 삶을 살았다. 어머니는 항상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제집 들듯 했다. 그래도 조순선 학생은 불평하나 없이 항상 웃으며 생활했다. 올해 봄 심상찮은 증상이 하나 둘 나타났다. 조순선 학생은 항상 피곤하고 몸에 피멍이 생기곤 했다. 처음에는 지난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이니 생각했다. 빈혈증세도 있었다. 주위서는 여성이라, 영양이 부족해 그런 것이라 추측했다. 어머니는 병원에 가보자 했다. 조순선 학생은 빠듯하고 항상 부족한 집을 생각했다. 자신마저 병원을 다니는 것은 도저히 살림을 꾸려 갈 수 없다 생각했다.
그 아이는 좀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엄마를 보며 웃었다. 가을이 되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피멍은 없어지지 않았고 고열과 빈혈은 수시로 그 아이를 괴롭혔다. 병원을 찾자 큰 병원에 가보라 했다. 급성백혈병이었다. 지난해 아버지를 가슴에 묻은 딸과 어머니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에 말을 잊었다. 조순선 학생은 지금 경상대병원에서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먹어도 토해낸다. 엄마는 엄마대로 넋이 나가고 제대로 간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주위에서는 말한다. 엄마는 병도 병이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다. 아들은 제대하고 대학 복학을 준비 중이었다. 그래서 그는 힘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모으고 있었다. 이제 그는 동생을 위해 학업을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순선 학생의 이모 박정남씨는 “순선이 엄마는 어려운 개인사를 세상에 내보이는 것을 꺼려한다. 하지만 딸부터 살려 놓고 봐야 하지 않느냐며 설득했다”며 “순선이가 병마를 이겨내고 병실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어떡해 해야 할지 막막하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지금 병실 한구석에서 돈이 없어 더 좋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아파하는 아이가 있다. 아니 더 이상 치료비가 없어 입원도 불가능해 치료를 포기할 수 있다. 아픈 그 아이를 ‘나’는 고칠 수 없다. 하지만 고성군민들이 마음을 모으고 관심을 갖고 우리가 가진 작은 것들을 내어 놓을 수 있다면 그 아이는 우리에게 돌아 올 수 있지 않을까? 고성군민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지금 보여줄 때다.
그 아이는 박정숙씨의 딸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딸이다. 우리 고성의 딸이다, 내 딸을 살려내자. 조순선 학생의 아픈 상처에 사랑의 힘을 함께해 주실 분은 조순선 학생의 통장 농협 302-9426-4158-81, 또은 본지로 연락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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