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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한결같은 마음으로 다림질을 하다

고성읍 성내리 만우세탁소 안승원씨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0월 22일
ⓒ 고성신문

장인 정신으로 고객 세탁물 꼼꼼이 관리
셀프세탁소 기업형 세탁소 생겨 어려워


 


안승원씨를 만났다. 고성읍 성내로 136번길 만우세탁소를 운영하는

는 벌써 36년째 세탁업을 하고 있다.
현 마포숯불갈비 자리에서 13년을 하고 지금의 자리로 옮겨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고성에 오래된 세탁소가 많다며 인터뷰를 거절한다.
단골들도 많겠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예전에는 공무원들도 많았는데 이제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 재미없다 한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에도 많은 주민들이 세탁물을 맡긴다. 안씨는 기자가 잘 아는 주부기자도 철둑으로 이사했으나 지금도 세탁물을 맡긴다며 허허 웃는다.



“예전 88올림픽서부터 IMF전까지는 세탁업도 잘됐었지요. 근데 요즘은 셀프세탁소도 많이 생기고 재미가 없어요. 내 가게고 집이고 하니 쉬엄쉬엄 하는 것이지.”
인터뷰 도중 한 아주머니가 커피 한잔을 가져온다. 오늘 처음 탄 맛있는 커피라며 건넨다. 아마도 시장에서 커피를 파시는 분인가 보다. 안승원씨는 3천원을 기분 좋게 건넨다. 시장 사람들과의 끈끈한 정이 느껴졌다. 안씨는 종이컵을 가져와 맛있는 커피니 마셔보자며 기자에게 내민다.
27살 젊디 젊었던 청춘의 시절, 안씨는 다리미를 잡았다. 처음에는 세탁 기술을 가진 사람을 데려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처음에는 기술도 없이 시작했어요. 그런데 이 직원이 기술을 잘 안 가르쳐 주더라고요. 하는 수 없이 밤낮없이 기술을 익혔지요. 손도 많이 데이고 잘 안 될 때는 속도 상하기도 했지요. 도시로 나가버릴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끝까지 한번 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노력도 많이 했지요.”
문득 다리미가 눈에 들어 온다. 한눈에도 오래된 그의 손때 묻은 다리미가.
“얼마 안 된 거예요. 한 십년이나 됐을라나. 그래도 저 놈은 스팀이라 가볍고 편리해요. 예전의 전기다리미는 무겁고 자칫 잘못했다간 옷을 태워 먹곤 했지요.”
다리미에 대한 애정이 눈에 어린다. 강산이 네 번 바뀌도록 들었든 다리미다.



“누구는 참 편한 직업이라 해요. 손만 까닥까닥하면 돈이 된다고들 해요. 하지만 실제 해보면 노동도 이런 노동이 없지요.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이지요. 또 요즘은 옷의 천은 민감해서 조심해야 하지요.”
그러고 보니 안씨의 손에 군살이 보인다. 65세의 나이같지 않게 몸도 단단하다.


“바라는 것? 이 나이에 그런 것 없어요. 그저 몇 년을 더 하게 될지 모르지만 건강이 닿는 한 해야지. 아들 딸 세탁소해 키워 놨고 그런대로 잘들 살고 있으니 달리 바랄 것이 없어요. 다만 아들이 결혼을 하는게 소원이라면 소원이지요. 가라 가라 해도 안가네요.”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 묻어난다. 카메라를 꺼내어 다림질하는 그를 찍었다. 그런데 손이 얼마나 빠른지 그의 모습을 담는데 애를 먹었다.
과연 40여년의 장인의 모습이다. 한길을 묵묵히 걸어 온 안승원씨에게 마음속으로 경외의 박수를 보냈다.



“주름지고 때 묻었던 옷들이 내 손을 거쳐 깨끗하고 환해지지요. 세탁물들을 받아 든 손님들이 환하게 웃으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좀 더 경기가 좋아지고 소상인들이 웃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세탁소를 떠나며 빌어본다. 안승원씨가 세탁한 세탁물처럼 더 환하고 빤짝빤짝하는 고성군이 되기를. 또 감사했다. 36년을 한결같이 한 길을 묵묵히 걸어온 모습에.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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