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고성군 문화의 중추, 오광대와 농요 2. 안동하회마을, 풍자와 해학이 담긴 탈놀이 3.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있는 바우덕이 남사당 4.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방향
전통과 해학이 살아 숨 쉬는 안동에서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개최된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펼쳐진다. 안동시를 비롯하여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마을보존회 등 각 문화단체와 시민단체는 물론 안동시민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나서고 있다.
#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양반과 선비의 다툼에 그만 땅에 떨어진 황소의 불알.
“양반도 지 불알, 선비도 지 불알, 백정도 지 불알, 그럼 이게 뉘 불알이여~?”라며 익살 재담을 떨어대는 할미. 하회별신굿탈놀이는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12세기 중엽부터 상민(常民)들에 의해서 연희(演戱)되어온 탈놀이이다. 이 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굿의 일환으로 연희되었다고 한다. 별신굿이란 ‘별나다’, ‘특별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곧 별난 굿 또는 특별한 큰 굿을 의미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김춘택 회장은 “탈과 탈춤은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간의 문화로써 상호간 의사소통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했다. 탈은 쓰면 누구나 평등해지고 자유로워지며, 세상의 굴레를 벗어버릴 수 있다”며 “우리 보존회 식구들은 탈과 탈춤을 통해 서로를 알았고, 여러분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혹자는 탈은 벗기 위해서 쓴다고 한다. 공연을 마치고 탈을 벗을 때 여러분들이 보내주시는 갈채와 성원의 박수에 우리는 다시 탈을 쓰고 여러분들 앞에서 탈춤을 춘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 보존회가 존재하는 목적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들며 즐기는 우리 민족의 전통예술인 탈춤을 통해 신명나고 추억에 남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회장은 “우리 보존회는 더 발전하는 세계 최고의 민속예술단체가 되기 위해 전통문화의 전승과 보존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어린 마음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안동의 관광과 홍보에 대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설공연의 확대와 전수회관(탈춤전용공연장)의 신축공사,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모태로서 위상구축은 물론 명실공히 안동, 한국, 나아가서는 세계 최고의 문화예술단체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보존회 식구들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춘택 회장은 “내년 연말까지 전수회관이 완공되면 세계유산 하회마을의 다양한 컨텐츠를 적극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형유산의 전승과 보급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전통 민속극 가운데 농촌형 탈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따라서 산대놀이와 같은 도시형 탈춤에 비해, 공연 방식이나 내용이 상대적으로 소박하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굿판이 펼쳐졌다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기고 함께 어우러진다.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안동하회마을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회관에서 펼쳐지는 상설공연은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40회 공연에 20만명이 관람했다.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별신굿 공연을 관람해야만이 정점을 찍는다. # 물이 돌아 흐르는 하회마을
하회마을은 낙동강 물이 병산서원을 지나 태극선을 휘감아 돌아 S자 모양을 그리며 산 태극 수 태극 지형으로도 유명하다. 하회라는 말은 물‘河하’와 ‘돌아갈回회’를 써서, 즉 물이 돌아가는 곳(물돌이)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부용대에 올라보면 그 돌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하회마을은 풍산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동성 마을이며, 초가(草家)와 와가(瓦家기와집)가 그대로 보존되고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전승되는 대한민국 대표적 유교 전통마을로 1984년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 되었고, 2010년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에 등재 되어 세계인들의 하회로 거듭나고 있다. 철통경비다. 하회마을 진입 1㎞ 전부터 관광객 차량은 출입금지다. 주차장, 매표소, 관리사무소 등이 마을 밖으로 이전하면서 마을까지는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회마을 보존을 위한 방책에 관광객은 불편을 감내한다. 잠깐의 불편 덕분인지 하회마을 안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미국 전 대통령 부시 부처가 다녀간 마을.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은 더욱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 민중문화와 유교문화의 공존
“다른 한옥마을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안동하회마을보존회 류걸하 사무국장을 만나 맨 처음 던진 질문이다. “풍산 류씨가 유교문화를 고수하며 마을을 지킨 점, 그리고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하회마을의 풍경 아닐까 생각한다.” 류 국장은 이렇게 마을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러나 안동 하회마을이 다른 한옥마을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을 꼽으라면 문화적 차이점을 들고 싶다. 일찍이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은 하회마을 민중들이 놀던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이던 것이다. 강신, 무동, 주지, 살생, 살림살이, 파계승, 양반선비, 허천거리굿, 혼례, 신방 등의 순서로 이뤄진 가면극에서 탈꾼은 양반 선비를 비꼬기도 하고 권선징악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신분사회의 억눌림을 풀었다. 유교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 오히려 하회마을에서는 민중 문화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꽃을 피운 셈이다. 하회마을은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인공적으로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다. 하회마을은 자연마을이다. 약 600여년간 대대로 주민이 생활의 터전으로 살아온 마을이다. 현재에도 150여호가 하회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다. 국가는 마을 본래의 모습을 잘 보존하기 위해 1984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하여 한국 고유의 전통마을로 보존하고 있다. 하회마을이 국가의 민속자료로 지정된 이후 주민은 생활에 큰 불편과 제약을 겪고 있다. 마을의 원형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사유 재산임에도 증축이나 개축을 할 수 없었다. 하회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건축물과 그것에 담겨 있는 모든 부분까지도 원형보존을 희망하고 있는데 반하여, 현지 주민들은 능률적인 물질문명사회의 각종 도구들을 원하고 있다.(냉장고, 경운기, 자동차, 전기밥솥…). 일부 관광객은 주방에 있는 산뜻한 부엌가구를 보고서 “도시 아파트와 다름없다”고 불평하고 “가마솥은 전기 밥솥에 밀려 장식품이나 다름이 없어졌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금 나무로 불을 지피고 가마솥에 밥을 해 먹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회마을에는 이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있다. 주민들로서는 관광객이 보고자 하는 것이 ‘전통 마을의 이상적인 모습’ 임을 잘 알기에 전통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류진한 이사장은 “하회마을을 방문하시는 분들께 하회마을의 이러한 현실을 이해 해 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사람이 살지 않은 텅 빈 마을은 의미가 없다. 주민들이 있기에 가치 있는 마을이 아닐까? 마을에 주민들이 살고 있기에 그들과 교감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며 마을 주민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은 시대적으로 전 세계가 문화 전쟁이다. 문화가 국부를 창출하는 주요한 영역이 됨에 따라, 전통자원을 알리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석-하회마을을 세계 속의 보석으로 등재시킴으로써 이제 하회마을은 주민과 한국인을 넘어 세계인의 문화자산이 되었다”며 “하회마을은 우리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보존에 힘써야 할 문화가치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한국적 흥을 통해 세계인의 신명을 안동으로 모으는 축제한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탈춤이라는 한국적 소재를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대동난장’을 통해 탈을 쓰는 즐거움, 폭발하는 열정을 확대시키고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오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축제 준비에 들어갔다. 축제 주제 공모,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누구나 축제를 찾는 사람이라면 탈을 쓰고 펼치는 진정한 난장으로 만들기 위해 선정한 이번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은 현대사회에서 재조명 되고 있는 악마, 그 중에서도 약간 어눌하면서도 인간에게는 결국 이로움을 주는 귀여운 악마를 축제를 통해 구현해 낼 계획이다. 안동의 설화 속에서도 등장하는 바보스럽지만 결국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도깨비, 현대의 대중문화로 재생산 되며 영화 뉴문을 통해 신사적인 모습으로 새롭게 표현되는 뱀파이어, 무서운 귀신의 몸이지만 인간보다 더 지극한 모성애를 통해 새로운 한국적 모습의 구미호로 표현되었던 악마 등 악한 마음을 가졌지만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이고, 인간에 의해 새로운 형태로 재생산되는 재미있고 대중적인 주제를 축제를 통해 스토리텔링 할 예정이다. 2011년 축제, ‘왕이 되는 마법’이라는 주제로 축제를 찾는 수 많은 왕을 신명의 난장으로 초대했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귀여운 악마들의 난장이라는 재미있고 파격적인 주제를 축제를 통해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