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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으로, 너의 곁을 지켜줄게”

딸 부티냐씨와 엄마 김점옥씨의 알콩달콩 모녀사랑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09월 05일
ⓒ 고성신문

고성군다문화지원센터는 지난 21일 고성축협 컨벤션홀에서 여성결혼이민자의 정착멘토링사업의 일환으로 멘티멘토 결연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40쌍의 �

�토멘티가 탄생했다. 멘티는 다문화여성, 멘토는 고성군여성단체협의회 회원들로 구성됐다. 고성군다문화지원센터 관계자는 멘토들이 멘티들의 어려운 점을 돕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7일 고성군다문화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이번 결연식에서 멘티멘토로 맺어진 부티냐씨와 김점옥씨를 만났다. 그들에게서 멘토멘티로서의 생각과 느낌을 들어보기로 했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부티냐씨가 아기를 안고 앉아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김점옥씨가 들어왔다. 부티냐씨는 얼른 일어나며 “엄마”하고 부른다. 김점옥씨는 다가가 스스럼없이 그녀를 껴안는다. 서로 알게 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 터인데 정겨운 모습이다.
“글쎄, 멘토멘티라는 것보다는 친딸과 나이가 비슷해 친딸을 보는 것 같아요. 보시는 것과 같이 부티냐는 착하고 저를 잘 따라요.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어요.”



김점옥씨의 말에 부티냐씨는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는다.
“엄마에게서 한국말과 문화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어요. 한국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알고 싶고요.”
베트남에서 온 부티냐씨는 한국에 온지 3년 4개월이 됐다. 시어머니와 남편, 14개월 된 아기 지민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쉽고 편하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언어며 음식, 문화가 달라 힘들었다고 한다. 더불어 시어머니의 병환으로 부티냐씨는 팔을 걷어 부치고 병수발을 했다.
어떻게 멘토가 되었냐고 김점옥씨에게 물었다.



“제가 보험 일을 하는데 계약자들 중 다문화가정이 많아 평소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작년에 결연어머니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올해는 멘토멘티 결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신청하게 되었어요.”
부티냐씨와는 어떻게 지내겠냐고 묻는다.
“뭐 크게 해줄게 있나요. 부티냐가 읍에 나오면 맛있는 것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돕고, 시장가서 예쁜 옷도 사주고.”
부티냐씨는 “엄마가 옆에 서 있어 주기만 해도 든든하고 감사해요”라며 말한다. 



부티냐씨는 기자와 만나든 날,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고성군다문화지원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부티냐씨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열정적으로 배우고 있다. 수업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단다. 또 잘 웃고 예쁜 행동을 많이 해 선생님들과 관계자들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귀띔해 준다.



“김치찌개며 나물 등 한국음식이 참 맛있어요. 처음에는 다 못 먹었는데. 기회가 되면 베트남에 가서 한국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나눠먹고 싶어요.”
김점옥씨는 멘티멘토 결연식을 기억한다. 음식을 먹고 모두들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부티냐씨 혼자 그릇들을 치우더란다. 그녀의 그런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습에 반했다고 했다.



“부티냐는 사치나 낭비를 하지 않아요. 남편의 소득에 맞게 아껴 써요. 시부모님 병수발에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가족들과 친척들이 자연히 잘 대해주고 화목한 것 같아요.”
김점옥씨에게 여성결혼이민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해 군과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요즈음 국민들의 의식 자체는 많이 변화했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군에 비해 우리 군은 행정적으로나 많은 면에서 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우리 군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여성결혼이민자에게 말이라도 한 번 더 걸어주고 등이라도 토닥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은 그런 작은 것 하나에도 기쁨을 느끼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먼저 품어주셔서 뿌리를 빨리 그리고 굳건히 내리게 도와주세요.”
기자는 3년의 독일 생활이 순간 떠올랐다. 시청 공무원들과 간호사들의 차가운 눈빛과 3개월 만에 회사 내에서는 독일말만 해야 한다던 팀장의 메마른 입술이.



돌아서는 부티냐씨의 뒷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었다. 든든하고 사람 좋아 보이는 김점옥씨에게도 감사했다. 마치 친엄마와 딸처럼 보듬어 안으며 사랑하고 곁을 지킬 것이다. 그리고 꿈꾼다. 한국에 정착한 모든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을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그날을. 40명이 아닌 400, 4천명의 멘토를 가진 고성을.

박준현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09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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