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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전면 시행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군민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최정란 담당 공무원을 만나 행정의 입장에서 문제점, 해결방안과 그동안의 어려 점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본지 사무실에서 최정란 계장을 만났다. 딱딱하고 냉정한 행정가로 상상했던 편견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인다. 가냘프고 따뜻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길에서 만나거나 하면 그저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다. 이웃의 모습이다.
우선 용기가 작고 여름철 밖에 두기가 힘든 점에 대해 물었다. “현업을 하는 저도 많이 듣고 있어요. 용기가 작은 것에 대해선 용기를 하나 더 구입해 사용해 달라고 말씀 드리고 있어요. 또한 단독주택용으로 5리터 용기를 9월부터 추가로 판매를 시작해요. 식구가 적거나 불가피하게 외식을 많이 하는 가족의 경우는 오히려 용기가 크다고 말씀하세요. 그래서 여름에 다 찰 때까지 기다리면 악취가 나 불편하다고 하세요. 그런 민원인께는 여름철에는 다 차지 않더라도 버려 주십사 부탁 드려요. 여름철이 지나면 민원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제사나 집안 행사 등 음식물쓰레기가 많을 때는 용기가 턱없이 작다는 의견에 대해서 답변을 들어보기로 했다. “음식물쓰레기가 많을 때는 칩을 몇 개 가지고 양동이 같은 큰 용기를 이용해 옮겨 규격용기에 맞게 나눠 투입해 달라고 요청 드리고 있어요. 제사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현재 사용하는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이용, 쓰레기를 버릴 수 있어요. 수거 때 군민들께 이런 점을 홍보하고 있으나 아직 군민들이 잘 모르고 있어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은 군민들께 사과드려요.”
칩이 약하고 수거기계의 고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다. “약한 칩은 초기 시범기간에 무상으로 나눠 드렸던 칩이에요. 초기 사용에 간편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약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현재 구입하시는 칩은 부러지지 않아요. 또한 수거기계의 고장은 초기 단계에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요. 이 부분도 군민들이 점차 익숙해지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수거 후 용기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거나 쓰레기를 수거해간 다른 사람 용기에 버리는 일에 대해서도 물었다. “안타까워요. 쓰레기문제는 어찌 보면 양심의 문제인 것 같아요. 군민들께서 내 쓰레기는 내 몫이라는 생각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시민의식 부재가 마음을 아프게 해요.”
RFID방식이 좋다는 의견과 수거 방식을 바꿀 수는 없는지 물었다. “RFID방식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봐요. 칩을 사용하는 현 방식과 서로 장단점이 있어요. 그런데 환경부 지침에서 군 지역의 RFID방식에 권장하지 않아요. 또한 군 지역의 RFID방식은 국비지원대상이 아니에요. 군 지역은 어르신이 많이 계시니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RFID방식이 맞지 않다는 환경부의 생각이에요. 또한 설치 시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실과 공동전기가 공급 가능해야 돼요. 고성군은 그렇지 않은 공동주택이 많아요. 유지관리의 경우에도 전기세 및 계량기정도검사가 필요해요. 자연히 수집 운반 처리 실경비가 많아져 수수료가 증액될 수 밖에 없어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칩 방식을 바꾸기는 어려워요. 다만 현 용기의 내구연한이 5년 정도이므로 이 방식이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불편하다고 판단되면 5년 후에는 검토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현 방식을 개선하고 민원이 줄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에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장점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이번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가장 큰 특징은 거점수거방식에서 문전수거방식으로의 변경이에요. 기존의 거점수거방식은 군민들에게 불평등한 방식이에요. 내 가게 앞에 수거용기가 설치되면 나는 계속 불결한 환경과 악취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죠. 다른 배출자들은 내 집 앞이 아니기 때문에 대충 버리는 현상이 일어나요. 실제 거점수거방식은 악취와 쓰레기가 넘쳐나 불결한 환경이었어요. 문전수거방식은 이런 단점들을 해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즉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의 집에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더 깨끗하게 관리하게 되고 주거환경 및 거리도 깨끗해져요. 이와 더불어 예산절감과 쓰레기가 주는 효과까지 볼 수 있어요.”
현재 고성군의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관계자와 업무에 대해 이야기 한다. “고성군 관계자는 저와 양수영 주무관이 담당하며 환경미화원 4명 기간제근로자 6명 등 수거원 10명, 수거차량 운행원 2명 등이 업무를 맡고 있어요. 문전수거 시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께서 요청하시면 더 집안으로 들어가 수거해 오고 있어요. 저와 양수영 주무관이 교대로 주말에도 대기하고 수거원들 또한 당직제로 돌아가며 주말에 민원에 대해 빠른 대처를 하고 있어요. 또한 음식물쓰레기가 수거가 안 돼 민원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시행 전 한 달내내 시범운행을 실시했어요. 수거원 및 차량운행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 드려요.”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들의 노고가 눈앞에 떠오른 듯하다. 이번 업무를 추진하며 함께 똘똘 뭉쳤다고 한다. 언젠가는 군민들이 이번 제도를 이해하고 만족해 줄 것이라고 믿고 위로했단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우선 민원에 대한 더 발 빠른 대처로 군민들의 불편함이 최대한 줄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드려요. 생각해 둔 개선 방향이 있어요. 생활쓰레기, 음식물쓰레기, 재활용품 등 모든 쓰레기의 문전수거를 시행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 중에 있어요. 빠르면 2013년 중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심도 있는 검토와 벤치마킹을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지금은 과도기적 시기라 생각해요. 언제나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면 민원이 발생하죠. 지난 1995년 쓰레기봉투종량제를 실시했을 때도 민원이 많았어요. 좀 더 익숙해지고 몸에 배이면 예전의 정책보다 군민의 만족감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시행 후 민원 및 언론의 질타에 과연 잘 못된 것인가 고민이 많았어요. 군민들께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해요. 저도 공무원이기 이전에 주부에요. 주부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부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개선해 나가겠어요. 아까도 언급했지만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노력해 깨끗한 고성, 살기 좋은 고성이 되도록 노력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신문사를 나서는데 동료 기자가 농을 던진다. 고생한다며, 살 좀 찌라고. 그녀는 배시시 미소를 보낸다. 돌아서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보며 마음이 먹먹하다. 또 든든했다. 그녀와 음식물쓰레기 관계자들의 노력과 할 수 있다는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좋은 결실을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