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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란 세월을 무역업을 하면서 많은 나라와 세상을 돌아다녔다.
이제 남은 인생은 어렵고 힘든 사람을 도우며 살겠다는 각오로 꿈에 그리던 고향으로 내려와 농부가 되었다.
거류면 은월리 17-5번지 만화방초가 그곳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개발에 땀나도록 일하지만 농부로서 나는 언제나 힘들고 수입은 마이너스다. 오늘 군민의 처지가 나하고 다를 바 없을 진데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가를 충분히 짐작이 간다.
알면서도 도울 수 없는 작은 내 힘의 한계에 분노마저 일어난다.
그런데 또 하나의 분노가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있다.
군수 도지사 출마설이다.
설마 그럴 수가 있는가 했는데 사실인 것 같다.
한 번을 하더니 두 번을 하고 두 번을 하더니 세 번을 하고 이제는 임기도 채우기 전에 도지사에 출마 한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군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배신행위다.
첫째, 지방자치제의 리더(군수)는 최소한 임기동안 오직 앉으나 서나 군과 군민생각 뿐이어야 한다.
개인의 꿈도 야망도 버려야 만이 진정한 리더로서 존경을 받지 않겠는가?
둘째, 요즈음 고성읍내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수막이 비에 젖어 있다.
‘고성·통영 통합반대̓ 고성에 있는 단체는 모두 한 장씩 내건 모습이다.(냄새나는 작품이다.)
‘고성·통영 통합 적극 지지한다̓는 현수막도 보인다.
고성의 운명이 갈림길에 놓여있다.
행정구역의 개편은 생활의 패턴을 바꾸고 삶의 질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찬성과 반대의 편에서 군민의 갈등도 커져간다.
어느 쪽이 진정 고성군과 군민을 위한 길인지 설명하고 소신을 밝히는 것도 군수의 임무다.
셋째, 조선특구로 지정된 이후로 잠깐이나마 매일 장날 같은 고성 시가지는 요즈음에는 찬바람이 불고 공장은 부도가 나고 산과 바다는 찢어지고 군민은 실의 에 빠져있다.
충분히 예견 할 수 있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벌여 놓은 크고 작은 일들도 군민과 후임 군수에게 설명하고 인계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것이 도지사에 출마해선 안 되는 이유 중의 몇 가지다.
오늘의 고성은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막막한 바다에 떠있는 배와 같다. 거센 파도와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군수는 인구 5만여명의 군민을 안전하게 편안한 곳으로 향해야 할 책임만 있을 뿐이지 더 크고 튼튼한 배로 갈아타는 권한은 군민에게 부여 받지 않았다.
수 십 년간 무역을 해온 본인은 예사롭지 않은 현실을 직감 할 수 있다.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침체에 빠트리고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돈 벌 시장을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는 하나다. 한국이 어려워진다. 중앙정부가 힘들어진다. 고성군이 힘들다. 손 벌릴 곳도 없다. 경쟁할 상품도 변변찮고 자립도도 열악한 고성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이미 늦었다. 그렇다고 망설일 시간도 우리에겐 없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군수의 몫이다. 당신에겐 고성을 움직일 조직과 빛나는 계급장이 있다.
꿈과 야망은 뒤로하고 힘들고 지친 군민에게 용기와 희망으로 다가올 미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만 앞으로 2년 후 당신은 진정한 군민의 군수로 존경받을 것이며 군민의 환호와 박수 속에서 당신의 꿈을 이루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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