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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로 늦깎이 귀농의 꿈을 키우다

무농약 농산물로 친환경 농산물인증, 경남 IT활용수기 최우수상 수상
박준현수습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02월 27일
ⓒ 고성신문

카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한 판로 개척 홍보비용 절감



마암면 보대마을에서 보리수농장을 하는 귀농인 최길성씨(67)를 그의 농장에서 만났다. 그는 막

리 잔부터 내밀었다. 극구 사양하다 약간 마셔 보았다. 달콤하고 부드럽다. 그가 만든 보리수막걸리라고 한다.
40년간의 공직생활, 편리한 도시생활, 떨어져 살 가족들, 많은 것을 훌훌 털고 내려오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2007년, 타지가 아닌 고향으로 돌아오는 귀농이었지만 어릴 적 괭이 한 번 잡아 본 적 없는 그였다.
“처음에는 막막했어요. 뭘 해야 될 지 도저히 감이 안 와. 그런데 한 귀농인의 농장에서 보리수열매를 수확하는 걸 보는데 그 놈이 얼마나 예쁘고,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지.”
막상 보리수농장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귀농인의 도움으로 보리수 묘목과 계분은 확보했지만 이번엔 흙이 말썽이었다. 귀농 전 옆집에 맡겨 놓았던 밭은 고성군농업기술센터에 의뢰, 검사한 결과 완전히 산성화돼 있었다. 그래서 그는 호밀을 심어, 자라면 갈아엎기를 반복해 흙의 성질을 바꿔 나갔다.



“2009년이 되어서야 양동이 2개 정도의 양을 딸 수 있었지요. 그때는 판로를 생각지도 못해 동네 사람들이나 친척들에게 나눠줘 버렸어요.”
드디어 작년 최길성씨의 노력이 빛을 발해 많은 보리수 열매를 딸 수 있었다. 더불어 김장용배추 600포기도 절여서 전량 출하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무농약 농산물로 친환경 농산물인증서를 받았다.
“배추 키울 때는 배추 속을 손으로 뒤져 벌레를 잡아냈지요.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업인이 어떻게 화학농약을 쓰겠냐는 오기가 생겼죠.”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암환자들 10여명이 100여㎏을 원하는데.



“보리수열매가 덜 익은 것을 원하데요. 그때가 마침 마지막 수확 시기라서 지금은 전부 익어 올해는 드릴 수가 없다고 했더니, 양심 있는 농장이라며 내년에는 잊지 않고 4월경에 다시 연락하겠노라고 마무리를 지었는데…. 보리수열매를 공급해 드리지 못해 안타까움이 남았죠.”
최길성씨는 귀농의 힘듦을 잘 안다. 그래서 그는 고성 귀농인들과 함께 귀농인협의회를 만들었다.
“나는 그래도 고향이라 사정이 좀 나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의 젊은 귀농인이나 타지로 정착하려는 귀농인은 정착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정말 힘들어요. 사실 귀농인협의회가 경제적으로 귀농인들을 돕기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요. 하지만 정신적으로 서로 돕고 힘이 되는 협의회가 되고 싶어요.”



그는 군이 추진하는 교육·보육도시를 위해서라도 귀농이 더 활발해지고 지원되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귀농이 더 증가하려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서로 잘 맞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밑바탕으로 귀농인을 맞아들이는 현지주민들의 열린 마음, 귀농인들의 단합된 마음, 귀농인이 할 수 있는 사업 등이 충족되는 것이 필요하지요.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고성군에 문의할 때 담당 공무원들의 따뜻한 관심, 고성군과 사업들에 관한 친절한 소개도 현실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는 농업기술센터의 e-비즈니스 교육을 수료했고 현재 귀농인들에게 교육을 적극 권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 제1회 경남 사이버농업인 정보화 경진대회에서 IT활용수기 경진부문에서 ‘어디에, 어떻게, 누구에게 판매하지?’라는 제목으로 2010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부끄럽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상까지 주셔서. 농업인들이 IT를 통해서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의견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릅니다.”



그가 개설해 놓은 카페나 블로그는 젊은 사람들의 그것 못지않다. 그는 “500여명의 친구가 있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제품사진을 올리면 카페나 블로그에 연결되어 특별히 쇼핑몰에 올리지 않아도 하루에 10통 이상의 주문전화가 오고 홍보비용 절감효과도 높다”고 말한다.
최길성씨는 현재 그가 개발한 보리수로 만든 막걸리, 와인, 잼, 효소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언젠가 정식 식품으로 팔려나가길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보리수 꿀과 열매가 건강에 유익한지 알기를 바란다. 그는 언제가는 그 꿈이 이뤄지리라 믿고 있다.
“2월에 보리수나무는 앙상한 가지가 볼 품 없지요. 하지만 봄이 시나브로 오면 달라질 겁니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듯이.”
최길성씨와 그의 아내는 따로 살고 있다. 아내가 자주 내려온다며 허허 웃는다.
“많은 귀농인들이 주말부부로 살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은 자식 교육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은 농촌이 불편하다며 내려오지 않지. 아내도 언젠가 내려 올텐데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고성이라면 더 좋겠지요.”                 

박준현수습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2년 0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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