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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노하우 ‘바람길’ 60만 시민 숨통 틔워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람길·그린 U 조성 대기오염 열기 차단… 공업도시 오명 벗고 ‘쾌적’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12월 27일
ⓒ 고성신문

※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70년 노하우 바람길로 60만 시민 숨통틔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2. 골칫거리 축산 쓰레기, 이제 노다지를 캔다 -독일 마우엔하임
3. 태양과 바람으로 돈을 부르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4. 오토리브, 친환경 교통수단 전기자동차 시대 ‘개막’ -프랑스 파리


 


가마솥 형상 분지, 앞선 발상 인식전환 개발·환경 두마리 토끼 거머쥐어


 


앞으로 40년이면 바닥이 난다는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대체에너지개발은 지구촌의 공동과제이다.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공동과제이기는 마찬가지다.
빙하가 녹아내리고 수온 상승, 온난화 현상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국가는 다르지만 이 문제에 직면해서만큼은 어느 한 국가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에너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화학에너지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대상은 무궁무진하다. 원자력, 태양열, 태양광, 풍력, 지열… 하다 못해 소똥과 음식물쓰레기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조금만 아끼고 연구하면 신재생에너지로 둔갑해 인류에게 엄청난 편익을 안겨준다.



고성은 1차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내년부터 가축분뇨의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하우스재배농가는 하우스재배농가대로 치솟는 기름값에다 인건비 부담으로 몸살을 앓기는 마찬가지.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선정한 고성신문을 비롯한 거제신문, 남해신문, 남해시대, 양산시민신문, 한산신문 등 경남 6개 신문사가 공동기획취재단을 구성, 12월 4일부터 10일까지 유럽 선진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현황을 취재했다.
우리보다 앞서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마을 사례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대를 준비하는 해법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 독일 슈투트가르트, 바람길 만들어 대기오염 극복



슈투트가르트는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사이에 있는 남부 독일을 대표하는 산업도시이다.
도심면적은 200㎢이며, 거주 인구는 60만명, 위성도시의 주변 권역까지 포함하면 총 260만명이 쉼쉬고 있는 곳이다.  
도시의 삼면이 녹지 구릉으로 둘러싸여 있고 동쪽은 네카르(Neckar)강이 흐르고 있다. 도심은 바로 삼면으로 둘러싸여 있는 가마솥 형상의 분지에 자리잡고 있다.
고도는 시민이 생활하는 분지 바닥이 200m, 계곡 가장 높은 곳이 550m로 고도차가 무려 350m나 된다.
슈투트가르트시가 분지에 자리잡은 까닭은 겨울철 추위에 잘 견디기 위해서라는데 이런 지리적 유리함은 20세기에 들어 인구가 급증하고 땔감 이용, 산업이 발달하면서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되었다.
더욱이 슈투트가르트는 1900년 초부터 공업이 활발하게 발달하면서 1930년대 들어서는 이미 대기오염이 지독한 거리로 알려지게 됐다.
분지의 특성상 대기오염물질이 시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심에 그대로 머물면서 시민들의 생활에 갖가지 불편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슈투트가르트는 분지에 그치지 않고 풍속마저 초속 1m에 불과해 대기오염은 고스란히 시민이 감당해내야 할 골칫거리였다.
다행히 독일인은 공업, 산업이라는 미명 아래 시민이 병드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았다.
바로 철저한 도시계획을 세워 ‘바람길’을 만들게 된 것이다.


 


# 독일은 물론, 세계 최초로 도시대기환경청 만들어



슈투트가르트시 환경청은 1938년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도시대기환경부를 만들어 도시계획에서부터 도시대기환경과 교통소음을 철저히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슈투트가르트시 환경청 울리히 로이터 박사(Dr. Ulrich Reuter)는 “분지형의 도시 지형과 풍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공기정화 정책을 펼 수밖에 없었다. 슈투트가르트의 특수환경영향으로 1938년 도시대기환경청이 만들어졌는데 독일에서도 슈투트가르트에만 이 기관이 존재하고 있다”며 “70년의 노하우가 축적돼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고의 부서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건축물 고도제한, 바람길 막는 건축행위는 일체 금지



슈투트가르트 도심으로 흘러드는 바람길은 세 곳이다.
시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가장 큰 바람길과 왼쪽으로 비스듬히 나 있는 중간 바람길, 오른쪽 언덕배기로 빠져나가는 작은 바람길.
이 세 바람길은 이 시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낮에 덥고 더러워진 공기를 외부에서 들어온 찬 공기가 저녁에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곳은 고층건물은 물론 주거단지, 심지어 키 큰 가로수도 심을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바람길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건축물 제한뿐만 아니라 도심에 가까운 구릉에 녹지 보전, 도입, 개축 외의 신규 건축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바람길이 되는 큰길과 작은 공원은 100m 폭을 확보하고 바람이 통하는 길이 되는 숲의 샛길정비, 키 큰 나무를 밀도 있게 심어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고이는 ‘공기댐’을 만들고 강한 공기의 흐름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실시한 결과 시간마다 1억9천㎥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로 끌어들이고 도심의 오염된 대기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 30분마다 풍속 측정 인터넷 공개 주민 열람 인식 같이해 


 
도시대기환경청은 시 표본측정지역을 설정해 차량, 열기구, 항공기 등을 이용, 대기오염상태를 적외선으로 촬영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을 체크하고, 저녁에는 바람이 어떤 식으로 부는가를 추적하기 위해 인체에 무해한 가스(sf6)를 살포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매 30분마다 풍속을 측정해 인터넷에 공개, 주민들도 현재상황을 상시 열람할 수 있도록 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러한 D/B를 바탕으로 환경지도, 기후지도를 만들어 도시계획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 항상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는다. 정치권 영향으로 어려울 때도 있다



로이터 박사는 “오늘날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슈투트가르트는 73년 전인 1938년부터 철저히 연구되어진 ‘바람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투트가르트 서쪽 신도시조성지역이 확정되면서 토지이용계획서상 건물이 들어서서는 안될 지역이 산업시설로 지정돼 있어 기본계획을 전면 재수정해 녹색지대로 바꾼것은 개발·경제논리보다는 환경보존의 좋은 예이다.
그러나 그는 “항상 우리 도시대기환경청에서 원하는대로 되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권 영향으로 어려울 때도 있다”며 “그때는 바람길이 최소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타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박사는 “벤츠사에서 신건물 건립계획을 세웠는데 정치권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 준 적이 있다”며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건물의 높이를 조정하고 지상에 녹지대를 조성하는 등 부분적으로 조정하는데 만족해야 했다”고 말했다.


 


# ‘바람길’로 숨통 틔우고 ‘그린 U’로 삶의 질 향상



일단 바람길로 숨통을 틔운 슈투트가르트는 도시의 허파나 다름없는 녹지비율이 전체 도시면적의 25%를 차지한다.
그린 유(Green U)라고 불리는 공원들이 시내 중심을 가로지른다. 이는 1990년대 고온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이다.
이들 공원은 1350년 성(城)에 딸린 정원이라는 내용으로 처음 문헌에 등장했던 궁정정원(Schlossgarten)에서 시작된다. 근대식 공원들은 네카르강까지 이어지는데 중앙역, 주립극장, 주의회 건물, 천문관 등을 공원 내에 품고 있다.
그린유는 바람길과 더불어 대기오염이 심각했던 슈투트가르트시가 다시 청정공기를 호흡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분지의 특성상 도시의 대기오염물질이 분지 안의 시가지에 계속 축적되기만 하고 잘 빠져나가지 못한데다 지난 1982년 기온 역전현상으로 10일동안 스모그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산림, 녹지대 조성으로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나무는 광합성과 호흡을 통해 밤이 되면 차가운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숲의 공기는 시가지보다 5℃에서 9℃가량 차갑다. 따라서 차갑고 무거운 숲의 공기가 밤마다 계곡을 타고 내려와 시가지의 덥고 오염된 공기를 밀어 올리면서 대기 오염물질을 도시 바깥쪽으로 몰아내는 것이다.
 
# 녹지대 조성, 끝나지 않은 슈투트가르트의 과제



시내 밀집지역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하늘공원이라 불리는 녹색지붕을 조성해 놓았다.
관공서는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사유 건물 지붕에도 잔디며 키작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한낮의 열기를 막아내고 있다.
특히 시내를 관통하는 전차 선로에도 자갈 대신 잔디를 심어 도심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 사업은 기존 전차 선로 230㎞ 가운데 40㎞가 조성돼 있다.
로이터 박사는 “이 사업은 기존 자갈이 깔린 선로를 뜯어내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재 새로 조성되는 전차선로에만 녹지대를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년 전부터 앞선 발상과 인식전환으로 ‘개발과 환경’,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고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철저한 도시계획은 본 받을 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슈투트가르트로 이동하는 도중 마임~도나우운하를 건너는 차 안에서 독일어 통역을 맡은 고덕주씨의 말이 인상깊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마임~도나우운하는 쓸모없는 실패한 정책, 환경을 위해하고 국력을 낭비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한반도 4대강 대운하를 건설하겠다며 이미 실패한 마임~도나우운하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대해 독일인들은 대단히 의아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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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전은 과학·합리적 D/B구축 후 주민 스스로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


 


슈투트가르트시 환경청 울리히 로이터 박사


 


“슈투트가르트가 지금의 쾌적한 도시로 각광 받기까지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기관과 주민이 함께 인식하고 공동대처했기 때문입니다.”
슈투트가르트시 환경청(City of Stuttgart Office for Environmental Protection) 울리히 로이터 박사(Dr. Ulrich Reuter)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환경오염시설이 들어서면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D/B와 주민들의 끊임없는 관심, 대안제시가 뒷받침될 때 우리의 소중한 환경은 지켜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박사는 슈투트가르트가 1900년대 초 일찌감치 공업, 산업화 물결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기오염의 정도가 심각해 졌으나 이와 때를 같이해 도시대기환경청을 신설, 체계적인 D/B를 구축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슈투트가르트를 떠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령 한국에서도 화력발전소 등 환경위해시설을 유치할 경우 지역민 간 찬·반 양론이 대두될 것이다. 이 때 환경영향평가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충고 했다.


“대부분 기피·혐오시설은 정치권·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 환경을 보존할 것인가, 개발을 할 것인가는 그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로이터 박사.
그는 “화력발전소 건립의 경우 충분한 D/B를 마련한 후 시뮬레이션으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움직이는 매연이 바람을 타고 내 집 앞에 또는 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 과연 유치를 찬성할 수 있을까요?”라며 반문했다.
환경보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는 로이터 박사에게서 독일인의 선진 환경정책이 느껴진다.


 


 

황수경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1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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