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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공룡이라는 자연관광자원에서 탈피해, 체험학습콘텐츠의 개발로 즐길거리를 확충해야 한다는 적이 제기되고 있다.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공룡나라 고성 학습관광콘텐츠로 살린다 2. 천혜의 자연 공룡과 아이디어로 승부수? 3. 학습관광브랜드,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해답을 찾다 4. 공룡브랜드화 지역문화와 경기활성 견인차해야
자연적 관광자원 한계, 숙박시설 즐길거리 확충 관광객 유치해야
고성군은 문화관광자원이 전체지역에 산재해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높이지 못해 ‘스쳐가는 도시’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수한 관광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의 반증으로 보는 여론이 높다.
# 스쳐가는 도시 오명, 관광콘텐츠 개발이 ‘답’
고성군내 공룡발자국 화석은 약 5천족에 달한다. 이는 미국 콜로라도와 아르헨티나 서부해안과 더불어 세계 3대 공룡발자국 화석지다. 상족암군립공원과 당항포관광지, 개천면 옥천사, 회화면 어신리, 동해면 큰구학포와 작은구학포 등에 퍼져있는 공룡발자국 화석 중 상족암군립공원의 공룡발자국 화석은 국내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양은 물론 학술적 가치로도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아 2년여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기도 했다. 고성군내 문화재는 국가등록문화재인 하일면 학동 돌담길을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재 10곳, 도지정문화재 30곳, 문화재자료 24곳 등 총 65곳이다. 또한 개천면 무지돌이체험마을, 대가면 삼계 녹색농촌체험마을, 하일면 동화리 어촌체험마을, 하일면 송천참다래정보화마을 등 4곳의 체험마을과 옥천사 템플스테이, 수로요보천도예학교 등 다양한 체험학습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거류산, 적석산 등 매년 5만명 이상이 꾸준히 등반하는 명산이 위치하고 있으며, 고성을 찾는 관광객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지난 6년간 고성을 방문한 관광객 숫자가 800만명 이상으로 군민의 70배를 넘고, 특히 공룡엑스포가 개최되는 해에는 평년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의 관광객이 방문해 공룡엑스포가 고성의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항포관광지는 매년 그 인지도가 높아져, 올해 7월 경남발전연구원이 발표한 ‘2011관광실태조사서’에 따르면 경남지역에서 여행하고 싶은 관광지 순위에서 1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남발전연구원 조사 결과, 고성의 이미지로 거제 7.5%, 남해 5.0% 등 다른 지역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스쳐가는 여행지’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도시로의 관광객 유출은 먹을거리나 숙박 등 고성군의 고질적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증하듯 관광실태조사 결과 친지 방문을 포함한 고성군 숙박여행은 62%에 그쳤다. 이들 중 2박 이상 여행을 한 관광객들은 가족이나 친지의 집이 30%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 당항포오토캠핑장, 펜션 등을 이용한 숙박여행이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텔이나 여관 등의 숙박시설 이용은 18%로, 가족여행에 적합하지 않아 다른 숙박시설보다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성에는 없는 콘도미니엄을 이용해 숙박여행을 즐겼다는 답변도 나와, 고성에서 여행을 즐긴 후 다른 지역에서 숙박한 관광객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군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관광지들이 산재하고는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5일근무의 정착과 함께 내년부터 시행될 주5일제 수업 등의 운영으로 가족단위 관광객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는 관광’에서 ‘체험하는 관광’으로 변화를 꾀해 관광객의 유입을 노려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공룡’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학습콘텐츠의 개발은 관광객들의 흥미유발에서 직접 유입으로 이어져 고성군의 관광수익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성군내에서 아직까지 학습을 주목적으로 하는 관광콘텐츠의 개발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세계적 자연사박물관, 고성의 롤모델
공룡은 어린이에게는 여전히 인기있는 아이템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공룡브랜드산업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는 없었지만 지금 공룡산업은 그야말로 공룡급이다. 이미 세계 유수의 자연사박물관이 국제적 명성을 쌓고 있고, 고성 역시 공룡엑스포 시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거나 친환경엑스포임을 강조하고 학습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빗물을 활용한 새로운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고객인 어린이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표면적 흥미나 학술적 가치보다 직접 체득하는 지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2’의 배경이 된 뉴욕 자연사박물관. 1877년 개관 이후 100년을 넘긴 역사답게 공룡의 시대는 물론이고 IMAX영화관, 천문관까지 갖춘,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연사박물관이다. 뉴욕자연사박물관은 특히 공룡과 함께 인류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어 학습적 측면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이는 곧 공룡을 단순한 관광 아이템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인류 진화와 자연사의 흐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학습과 체험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구성한 것이다. 1881년 대영박물관으로부터 분리 개관된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공룡과 인류의 공존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전시관을 넘어서 뼈 퍼즐을 통해 인체의 구성을 알게 하고, 파충류 등의 피부를 직접 만져보면서 특징을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이러한 박물관 내의 동선은 체험학습의 표본이다. 이 유서 깊은 두 박물관들은 고성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롤모델이나 다름없다. 단순한 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인류사와 공룡이라는 아이템의 학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공룡을 브랜드로 내건 고성이 지향해야 하는 점이다.
# 체험학습으로 관광 생명력 늘려야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적 수준의 양적, 질적 공룡발자국 화석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보는 화석’에 그친다면 관광객들의 흥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연적 지형 지물을 이용한 관광이라 해도 ‘체험’이 빠진다면 관광지의 생명력은 길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룡발자국 화석에만 치중해서는 고성이 보유한 자연적 관광자원의 특색을 살릴 수 없으며, 다양한 접근과 체험을 통한 관광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으면 관광자원은 사장된다는 것이다. 차별화된 체험학습콘텐츠의 개발은 곧 관광지의 생명력 문제로 직결된다. 고성의 공룡화석은 지표 층층마다 새겨진 공룡발자국이 100m 깊이까지 중첩돼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의 부족으로 공룡발자국 화석에 대한 국내 연구는 아직 미진한 실정이다. 이를 확충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도 반드시 필요한 일 중 하나다. 프로그램의 내실화와 함께 필요한 것이 고성만의 특성을 살린 즐길거리와 먹을거리, 짧은 동선으로 구성된 관광단지화다. 이는 고성관광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것들이다. 지난 2009년 공룡엑스포 당시의 인상적이었던 고성공룡박물관을 다시 방문했다는 부산의 신수철씨는 “지난 방문 때는 엑스포가 개최되는 기간이어서인지 체험거리가 많아 아이들이 즐길거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주행사장인 당항포가 엑스포 준비로 휴장 중이고, 공룡박물관도 지난 엑스포 당시와 별다를 바가 없어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신씨는 또한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기 때문에 숙박 등도 고려해야 하는데 공룡박물관 주변에는 사실 숙박시설이나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아 인근 삼천포로 가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숙박문제를 개선하고, 머무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당항포오토캠핑장이나 야영장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소수에 그친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숙박여행을 즐길 수 있는 기반 조성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펜션이나 가족호텔, 유스호스텔이나 콘도미니엄 등의 숙박시설과 함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해양레포츠시설의 확충도 필요하다. 공룡을 모티브로 한 아기공룡둘리 등의 유명 캐릭터를 공룡엑스포와 접목해 어린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고성이 간직한 역사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소가야의 도읍지였고, 이순신 장군이 승전고를 울렸으며 기생 월이가 왜적을 따돌린 역사를 공룡이라는 거대 브랜드와 함께 개발해 역사와 문화, 자연과 체험이 어우러진 관광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옷차림에만 유행이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에도 분명 트렌드가 있다. 지금은 ‘체험학습’과 ‘휴양’, ‘관광’이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주목받지 못한다. 고성이 관광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만이 살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