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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국내조선경기 전망과 양극화 현상 2. 고성조선산업특구와 지역경기 활성화 방안 3.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찾아서 4. 고성조선산업 향후 전망에 따른 좌담회
2007년 7월 16일 고성군에 역사적인 일이 하나 벌어졌다. 군민과 출향인 행정 의회가 모두 힘을 합친 염원한 고성조선산업특구가 지정됐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군민들은 고성군이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면서 인구 10만의 고성시 건설을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이학렬 군수는 인구 10만 고성시를 건설하겠다며 민선 두 번째 군수출마에서 공약까지 내걸어 당선되기도 했다. 고성조선산업특구는 한편의 대하역사소설같은 드라마로 이뤄낸 쾌거였다는 자평도 쏟아졌다.
# 험난하기만 했던 유치과정
그러나 특구 유치과정은 험난 그 자체였다. 조선경기 정점론과 과잉ㆍ중복투자에 대한 비판, 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환경파괴 우려 등에 대한 여론을 불식시켜야만 했다. 먼저 산업자원부는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중복투자와 향후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이학렬군수를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의 끈질긴 설득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시장원리와 경쟁원칙에 따른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이라는 긍정적 검토의견을 도출했다. 또 지정을 앞두고 2007년 6월28일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위한 고성조선산업특구 지정(안)이 중앙 도시계획위원회 제1분과위원회 정식 안건으로 위원회에 상정되지 못한 채 차기 위원회로 넘어가야 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학렬 군수는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은 숨 막히는 한편의 드라마였다”며 “힘든 만큼 결과가 좋아 보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 군민들의 뜨거운 열정 확인 큰 성과
특구 유치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하면 된다’는 군민들의 도전정신과 뜨거운 열정을 확인한 것이다. 군은 2006년 10월13일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에 의거해 삼강특수공업(현 삼강엠앤티), 삼호컨소시엄(현 삼호조선해양), (주)혁신기업(현 STX혁신기업)을 특구사업자로 지정했다. 이후 10월 27일 주민공청회를 거쳐 12월26일 토지 90%를 매입해 재정경제부에 특구 지정을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10월21일 특구 예정지인 동해면 어촌계장 및 주민대표 22명으로 구성된 고성조선산업특구 추진협의회를 결성해 현안 문제점을 협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지역민과 행정과의 가교역할을 담당했다. 고성군 전 세대수의 91%에 달하는 2만2천189세대가 서명한 특구 유치를 위한 건의서를 재경부와 해수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또 군내 146 기관 및 단체에서 자율적으로 1천여개의 유치 홍보 현수막을 걸어 군민의 동참의지를 나타냈다.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계도 특구 유치 성공 기도회와 법회를 개최하여 종교계도 힘을 합쳐 조선산업특구를 이뤄냈다.
# 5조6천억원 경제적 파급효과 기대
고성군은 당초 동해면 내산지구, 양촌·용정지구, 장좌지구 등 3개지구 289만2천325㎡에 ‘고성조선산업특구’ 지정을 신청했으나 중앙부처 업무협의 및 심의회 과정에서 최대한 해안선을 살리고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육지부 12만7천132㎡와 매립지 46만3천388㎡가 각각 축소, 조정되고, 공유수면 점사용 34만2천826㎡가 증가되었다. 고성조선산업특구는 2007년 7월 25일 고성군 동해면 일원 3개 지구에 개발면적 250만여㎡로 당시 재정경제부로부터 특구로 고시가 되었고, 2007년 8월 28일 경상남도와 고성군과 특화 사업자 간의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성조선산업특구는 3개 지구에 3개 회사에서 참여하여 민간자본 6천48억원이 투입, 본격 가동되면 3만2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6만여명의 인구유입과 5조6천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고성군은 전망하고 있다.
# 천해지 고성조선산업특구 주춧돌 놓아
무엇보다 고성군이 조선산업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데는 30년간 향토기업으로 자리잡아온 천해지(구 세모조선)가 조선산업의 선두주자로 전통성을 이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혁신기업이 적극 나서 조선산업특구지정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천해지는 30여개 하청업체를 두고 1천4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삼성 대우 등 중소형블록을 제작하고 있다. 이 계기로 동해면 장기리에 SPP고성조선이 입주하면서 다시 조선산업이 활기를 찾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조선하청업체도 하나씩 늘면서 올해는 삼성조선 대우조선해양 현대조선 STX조선 등 국내 최대조선사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강엠앤티 천해지 등은 거제 삼성조선과 대우조선해양과 하청물량을 수주받아 최근 블록생산에 한창이다.
# 친환경적이고 차별화된 특구 조성
고성군은 동해면에 조성되는 조선산업특구를 기존의 조선산업단지와 차별화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삼강엠앤티 STX혁신기업이 선박건조에 한창이다. 이들 조선입주기업들에게 선진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투자 확대를 유도, 경쟁력을 제고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앞서가는 조선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선산업은 한·중·일 3국간의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가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과감한 연구개발을 통한 선진기술개발과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특구를 조성해 일하는 곳(일터)이 곧 쉬는 곳(쉼터)이 되도록 함으로써 그동안 조선산업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선입관을 불식시키고 인근 주민들과의 상생을 도모키로 했다. 수질환경 관리를 위해 신기술의 오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비롯 대기ㆍ해양환경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또 해안선을 자연 그대로 최대한 살리고 특구내 녹지공간을 최대한 확보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며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원 및 에너지 절약을 실천키로 했다. 특히 입주기업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정책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향토기업으로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고성지역 경제파급효과 얼마나 되나?
조선산업특구가 지정되면서 고성군은 마치 인구 10만 고성시가 건설될 듯 고무된 분위기였다. 2007년 IMF와 국제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조선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성지역의 조선산업도 침체늪을 벗어나지 못하기 시작했다. 고성새시장과 공룡시장 등 고성읍내 음식점 노래방 곳곳에 조선업체 근로자들과 외국근로자들로 넘쳐 불야성을 이뤘던 호황은 채 1~2년도 안돼 조선업체마다 근로자가 10~15% 감축하고 하청업체들도 도산하거나 고성지역을 빠져 나가면서 위기를 맞았다. 조선산업특구가 되면 앞으로 3만2천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6만여명의 인구유입되어 5조6천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고성군은 전망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다 유럽 경제마저 휘청거리면서 내년에는 조선산업이 먹구름을 드리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강엠앤티의 경우 지난 2009년 100억원의 적자를 보인데 이어 2010년에는 30억원의 적자손실이 났다. 하지만 올해 빅3 조선사들의 수주물량이 늘면서 흑자로 돌아서 자금사정이 나아졌으나 내년에 또다시 위기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고성지역경기는 침체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PP고성조선 정효재 총무이사는 “최근 몇 년간 저가수주에다 중국과 가격경쟁에서 떨어져 여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고 했다. 정 이사는 고성군이 군내버스를 출퇴근시간대에 동해 거류면에 증편운행 하여 조선근로자들이 고성읍과 거류면 동해면에서 거주할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거류면 당동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이진우씨는 “조선산업특구가 지정된 이후 외국근로자를 비롯한 조선소 근로자들이 넘쳐 흘러 당동일대가 저녁에 불야성을 이뤘다. 그러나 지금은 조선경기침체로 식당이나 상가를 매매물건이 많이 나와 썰렁하기만 하다”고 했다. 조정식 고성시장 대표는 “조선업이 한창 호황을 누릴 때 고성지역경기가 활성화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나 국제경제위기가 불어 닥치면서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항이라며 고성재래시장은 찾아오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상인과 지역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고 있다며 시장현대화사업에 차질없이 추진되고 주차장조성사업도 마무리되어 전국 최고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민들은 농수축산업을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고성군은 조선산업을 통한 지역경제기반을 활성화시켜 나가는 방안을 꾸준히 강구해 나가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부풀었던 고성조선산업특구가 고성지역경제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군민들은 바라고 있다.
“조선산업이 활성화돼 고성경제 살아나길”
고성공룡시장상인회 홍정식 회장
고성공룡시장에서 25년간 생선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고성공룡시장상인회 홍정식 회장은 고성공룡시장이 변화하듯이 고성의 조선산업도 변화를 꾀하여 활성화되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랐다. 홍정식 회장은 “고성이 조선산업특구에 지정되면서 고성공룡시장에도 활기가 띨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에서는 조선소 근로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고성이 조선산업특구 지정으로 인해 인구가 늘었다고 하지만 고성공룡시장상인들은 그 영향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선소 근로자들이 많이 유입됐다고 하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환경까지 파괴하면서 기업을 유치해 세금만 받는 셋방 장사밖에 되지 않는다”며 조선소 유치로 인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물론 조선산업특구로 인해 고성의 지역경제활성화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아침에 조선소로 출퇴근하는 차량만 봐도 예전에 비해 부쩍 늘어 고성의 다른 곳에서는 소득을 많이 창출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고성조선산업으로 인해 고성의 지역경제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성에서 거주하지 않고 통영이나 사천 등에서 출퇴근하는 조선소 근로자들부터 고성으로 유입해야 한다”며 행정에서는 이러한 근로자가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문제와 복지, 문화시설 등을 갖추는데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홍 회장은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고성공룡시장도 현재 상인교육과 환경개선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부진한 조선기업은 인수합병 등 다양한 변화를 통해 조선산업이 좀 더 활성화되어 고성공룡시장도 조선특구의 혜택을 누려봤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황영호 기자
“고성지역발전의 동반성장하는 향토기업 될 터”
삼강엠앤티 송무석 대표
“내년에는 조선업계의 최대 화두는 적자를 최대한 보지 않기 위한 수성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고성군 동해면 내산리 고성조선산업특구 업체인 삼강엠앤티 송무석 대표는 “고성군민과 고성군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으로 특구단지를 조성하여 본격 가동에 들어가 올해 경영흑자를 달성하는 등 차츰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현재 삼강엠앤티에는 1천5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상리면에 임시 사원기숙사를 빌려 사용하면서 고성재래시장과 고성군내 음식점 등을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신입사원을 50여명 더 증원할 계획인데 고성지역출신을 우선 채용하여 고용률을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강엠엔티는 주식상장사이기 때문에 전직원이 내 회사이라는 각오로 작지만 강한 기업인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삼강엠앤티는 조선분야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양플랜트산업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최초 후육강판제조업체로 출발하여 해양플랜트 선박분야로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특히 송 대표는 삼성 대우 현대 등 조선 빅3사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삼강엠앤티만의 전문적인 브랜드를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현재 30㎡의 부지가 협소해 10만㎡의 공유수면매립 허가를 지식경제부에 신청해 두고 있다. 2천억원을 특구단지조성에 투자한 삼강엠앤티는 앞으로 400~500억원을 더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송 대표는 해양분야로 전환되면 종업원수도 3천여명에 달해 고용창출은 물론 인구증가 지역경제활성화 등 고성지역에 많은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강엠앤티는 끊임 없는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해 최상의 제품과 고객만족 경영을 실현하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여 지역민과 함게 발전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고성의 대표 향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며 아직 고성지역민들에게 많은 혜택과 환원사업이 부족하나 앞으로 더 지역민을 위한 사업을 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현갑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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