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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짙다 못해 온갖 색색의 이파리들이 거리에 내려앉은 계절. 지금만큼 시 한 편이 잘 어울리는 때가 또 있을까. 그의 담담하고도 섬세한 시어 하나하나가 단풍보다 아름다운 노래다. 가산 서병진 씨가 그간 발표한 작품들을 엮어 작품집 ‘고향은 어머니 강’을 펴냈다.
그의 말처럼, 그의 시는 ‘작은 산기슭의 숨겨진 옹달샘을 그리워하는 맘을 모아 흩어지지 않을 언어의 옷을 입혀 수줍은 세상 나들이를 하는 것’이다. 지리한 일상을 겪어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월을 감당해내야만 하는 각박한 세상을 그는 지극히 담담하고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문체로 풀어낸다. 그의 시에는 사계가 있다. 논두렁의 푸른 콩넝쿨과 막 땅 속에서 영글고 있을 고구마를 키워내는 고구마순, 장산계곡에 나른하게 퍼져있는 봄냄새까지도 그에게는 ‘흩어지지 않을 언어의 옷’을 입혀 세상에 내놓을 시제들이다.
또한 그의 시에는 고향 고성이 담겨있다. 그에게 고향 고성은 작품의 제목처럼 어머니의 강이요, 어머니의 품이다. 그의 시 안에는 갈망개도 들어있고, 마르개도 들어있다. 아카시나무가 둘러쳐진, 까치가 얼금얼금 둥지를 꼭꼭 짜서 알을 낳고 병아리 종종거리는 고향집도 그의 시 안에, 그의 마음 안에 전부 있다.
서병진씨의 시는 토속적이다. 또한 서정적이다. 그리고 향수다. 그는 심미안을 갖고 있다. 그의 시에는 낭만적인 전원풍경도 있고, 쓸쓸한 겨울까치도 있다. 고향과 어머니, 자연. 흔하디 흔한 글감들을 갖고도 이런 글을 써내는 그에게는 분명 심미안이 있는 것이다. 문예춘추 씨 의 소리에서 펴낸 서병진씨의 ‘고향은 어머니 강’은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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