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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의 사랑, 정직한 맛으로 보답합니다

동태찌개, 갈치조림이 맛깔난 대구식당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10월 04일
ⓒ 고성신문

고성의 맛집을 찾아서~



그녀의 사계절은 바쁘다. 좋은 콩을 고르고,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근다. 사시사철 영광에서 옮겨온 소금의 간수를 빼고, 조미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 온갖 정성을 다하는 그녀의 밥상은 사랑으로 차린 어머니의 그것과 똑같다. 박종태, 신정숙 부부는 아는 사람만 알고 찾아가서 뜨끈한 국물에 속을 달래는 대구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내 입에 들어오는 음식과 똑같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하고 상을 차립니다. 그러니 내 몸에 안 좋은 재료를 쓸 수 없고, 손님상 역시 마찬가지여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내는 상보다 더 큰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지요.”



노부부의 식당에는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 신정숙씨의 정성을 맛보러 오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그녀의 주방에는 아예 조미료가 없다. 싱싱한 명태를 급속냉동해 생물의 신선함을 그대로 얼려 보관한 동태, 살이 통통하게 올라 구워도 맛있고 조려도 맛있는 갈치, 농약 한 번 안 치고 기른 파, 무, 양파 등등만 그득하다.



“간장이며 고추장, 젓갈까지 제 손으로 직접 해야 마음이 놓여요. 덕분에 일거리는 많지만, 돈을 받고 맛을 파는 제가 음식으로 눈속임할 수 있나요. 맛은 정직해야지요."



음식은 그녀의 말처럼 정직하다. 홍합과 무가 들어간 동태찌개 국물은 시원해서 쓰린 속을 달래기에 충분하다. 칼칼한 국물을 한 술 뜬 후에 단단하고 탱탱한 동태살 한 점 입에 넣으면 달큰하고 쫄깃한 식감에 또 한 번 반한다.



밑반찬은 또 어떻고. 직접 담근 젓갈을 밥숟가락에 턱하니 올려 동태찌개 국물과 함께 넘기면, 알싸하고 시원한 그 맛이 밥 한 공기를 게눈 감추듯 사라지게 한다. 모든 것이 신정숙, 그녀의 손에서 탄생하는 맛이다.



박종태, 이 남자는 아내의 손에서 수두룩하게 차려 나오는 맛난 것들을 나르기 바쁘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힘에 부칠 만도 한데, 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접시들을 나르고, 손님들이 모자란 것을 찾기 전 미리 상에 낸다. 이 노부부의 손맛과 정성 덕에 대구식당은 언제나 웃음과 정이 넘쳐난다.



사실 처음부터 그녀가 음식장사를 하지는 않았다. 국가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결혼과 함께 일을 그만둔 후 흘러 흘러 들어온 곳이 고성이었다. 이 시골에서 무얼 해야 할까,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대구식당을 시작하게 됐단다.



“고성은 좁은 지역이지요. 돈에 욕심낼 수 없는 곳이에요. 돈보다도 내 자식 같고 손자 같은 이들에게 어머니의 정성과 아버지의 정을 담은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는 것,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노부부는 욕심이라고는 없다. 돈은 둘째 문제다. 어차피 지금도 돈을 버는 노후니, 돈은 걱정도 안 된단다. 다만 손님들이 걱정이다. 주차장도 없이, 골목을 들어서야만 겨우 보이는 식당 건물이 이 부부는 손님들에게 더없이 미안하다.



“내년쯤, 주차장도 있고 찾기도 쉬운 건물로 이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희야 건물이 크거나 작거나, 주차장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지만 손님들은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음식도 맛있고, 주차도 편하고, 모든 것이 편하고 정이 가는 대구식당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요.”



박종태, 신정숙 부부에게 지금은 황혼이 아닌 황금기다. 노후걱정이 아닌, 화려한 노후를 맞고 있다. 시원하고 얼큰한 동태찌개와 칼칼하고 맛깔스러운 갈치조림은 오늘도 이 노부부의 정성으로 고성군민의 쓰린 속을 달랜다. 어머니의 손맛과 함께.


예약문의) 대구식당 672-3989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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