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01 09:13:5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인터뷰

“붓을 들면 무아지경에 빠지는, 그 순간을 즐깁니다”

고성보건소 예방의약계 김수임 계장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09월 02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개천미술대상전 동양화 부문 대상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마냥 재미있었다. 소녀는 미대 진학을 꿈꿨지만, 집안 사정으로 좌절됐고, 안정적인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서른을 넘기고부터 그림에의 열망을 참지 못해 결국 붓을 들었다. 그리고는 나가는 대회마다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고성보건소 예방의약계장 김수임 씨는 1995년부터 동양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워낙 좋아했습니다. 친구들이 그림을 그려 달라 부탁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었지요. 호롱불 아래서 공주를 그리고 왕자를 그리다 보면 날이 새는 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집안사정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미대를 가고 싶었던 꿈보다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더 급한 일이었다. 그래서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림에 대한 마음이 당최 접히질 않았다.
김수임 씨는 서른둘 되던 해에 고성군내 미술학원이란 미술학원은 다 뒤졌다. 그러나 입시 위주라 취미반으로 다닐만한 곳은 없었다. 그녀의 꿈이 또 한 번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로 근 3년을 포기상태였어요. 아, 그림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했지요. 그러다 묵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언젠가는 그림을 배우고야 말겠다는 오랜 열망이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미술인생은 팍팍한 공무원의 삶 속에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창 더운 여름, 엉덩이에 땀띠가 나도 가려운 줄도 모르고 붓 끝에 온 정신을 쏟았고, 겨울에는 추위도 잊고, 붓에 혼을 담았다.



김수임 씨의 그림에는 특별함, 특이함, 톡톡 튀는 감성은 없다. 다만 은은한 묵향과 함께, 평온한 풍경이 담겨있다. 동양화, 특히 산수화가 많은 그녀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쉽게 보는 풍경들이 여유롭게 펼쳐진다. 학교 다닐 적부터 지겹게 들어왔던 ‘잡힐 듯 잡히지 않고,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여백의 미’가 그녀의 동양화에서 느껴진다.



“공직에 몸담고 있다 보니 시간에 쫓기는 일이 많지요. 매사에 긴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동양화에 더 큰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적인 동양화는 제 성격과도 잘 맞고, 붓을 든 그 순간만큼은 무아지경에 빠져들기 때문이지요.”



김수임 씨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도 취미생활을 갖기가 쉽지 않지만, 가족들의 이해 덕분에 공무원으로, 아내로, 엄마로, 화가로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가 주말 중 하루를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으로 쓸 수 있는 것도 가족들 덕분이란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자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돈을 꿈꿔서는 안 될 일이지 않습니까. 저는 나중에 퇴직하고서도 계속 그림을 그릴 겁니다. 혹시라도 제 그림이 팔린다면, 그 돈은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겁니다.”
김수임 씨는 노후계획까지 동양화의 은은하고 은근한 묵향과 함께 세워뒀다. 지금껏 그린 그림으로 바자회를 열어 혹시라도 그림이 팔리면 그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이런 순수한 마음으로 그린 그림이어서일까. 그녀의 동양화 작품들은 그녀에게 20여회 수상의 기쁨과 함께 10여회가 넘는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제61회 개천미술대상전에서 동양화 부문 대상의 영예를 그녀에게 안겨줬다.



김수임 씨는 목전에 닥친 경남국제아트페어 전시로 또 다시 바쁜 나날들을 보내야 한다. 이번달 22일부터 4일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이번 전시회에 그녀의 작품은 12점이 걸린다.
그녀의 활발한 작품활동은 그녀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그녀의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풍성하고 넉넉하게 만들 것이다.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11년 09월 02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