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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래 시인이 들려주는 디카시 215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08일
ⓒ 고성신문
어머니의 한숨
신금재(시인)

안으로 삭이고 견디어 낸 시간이
어느덧 뜸이 들어가면
허공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눈길

흔들리면서 하얀 한숨되어
휴우, 하고 쏟아내셨지


밥을 지으며 한(恨)을 날려 보내다
한 사람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현실의 삶과 불일치할 때 서러움, 슬픔, 외로움, 허전함,괴로움, 원망, 분노와 자책이 생기면 한(恨)의 감정상태가 된다. 한(恨)은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로부터 좌절과 체념에 이르는 변화과정을 겪으며, 우울과 피해의식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어머니와 할머니가 한(恨) 많은 여인으로 떠오르곤 하는데 가슴에 덩어리가 있고, 답답해서 한숨이 자주 나온다고 말한다. 
한(恨)은 한국인의 삶과 환경을 가장 잘 드러내는 정서(emotion)의 개념으로 마음을 나타내는 心(심)과 그친다는 뜻을 나타내는 艮(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마음이 살아 움직이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으로 머물러 있음을 뜻하며, 마음 가운데 무엇인가 맺혀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체된 심성의 고착을 ‘응어리’라고 말하며, 바로 그 응어리진 정서를 일반적으로 ‘한(恨)이 맺혔다’고 한다.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임아”라는 <한오백년>의 노래가 있지 않던가.
한(恨)이 누적되면 화병(火病)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을 그때그때 표출하지 않고 내면화하여 쌓아두는 경향이 많다. 아픔과 상처를 내면화하여 숨기고,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심리적 신체적 정신의학적으로 부정적인 현상이 생긴다. 밥솥과 유사한 것으로 과학에서는 가압증기멸균(autoclave)이라는 게 있다. 높은 압력과 온도에 의해서 세균과 미생물이 모두 사멸되는데 한과 화병도 그렇게 소멸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종교와 신앙, 정신의학적 치료, 문화와 스포츠, 스스로의 마음 조절에 의하여 치유할 수밖에 없다. 삭이고 견딘 일들이 뜸이 들어 길게 내뿜으면 수증기가 되고 안개가 되고 구름이 되어야 하리.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03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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