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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멸도, 집착을 버리면 행복이 찾아옵니다”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
세상 모든 존재는 행복해야 한다
욕심을 버리면 누구나 행복의 문에 이른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10일
ⓒ 고성신문
스님의 봄은 바쁘다. 꽃들은 이제 막 고개를 내밀었는데 절집은 벌써 여름과 가을, 긴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바쁘다고 수행을 게을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매일이 숨 돌릴 틈 없는 일상이다. 그러나 상리면 척번정리 수태산 청량사 본공(얼굴 사진) 스님의 얼굴에는 늘 미소가 머문다.“저는 역량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조용히 산중에 사는 산승이에요. 그저 오래 전에 맺은 인연에 답을 할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같이 하고 싶은 겁니다. 삶을 치유하고 행복을 전하는 것은 결국 부처님의 뜻이지요.”본공 스님은 스리랑카를 돌아보며 신세진 적이 있다. 언젠가는 되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그 생각은 더 커지곤 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들이 청량사를 찾아왔다. 법회를 청량사에서 올리고 싶다고 했다. 기다리고 있었노라 하며 그들에게 절집을 내줬다.스리랑카에서 대여섯 명의 스님도 왔다. 스리랑카 불자 100여 명은 꼬박 1박 2일을 청량사에서 공양물을 직접 만들고, 스리랑카식 법회를 했다. 법회 후에도 스리랑카 노동자들은 자주 청량사를 찾는다. 일상을 나누기도 하고, 스님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몸에 병이 들고 나에게 맞지 않는 삶을 살다 찾아간 곳이 계룡산 대자암이었어요. 큰스님이 저를 보고 세상에서 살면 네 명대로 못 사니 스님이 되라며 해인사로 보내셨습니다. 몸이 계속 아팠어요. 성철 스님을 뵙기 위해 전날부터 삼천배를 하고 백련암에 갔지요. 스님께 받은 화두가, 부처를 물었는데 ‘마 삼 근이니라’ 였습니다.”성철 스님은 본공 스님에게 매일 삼천배를 백일동안 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용기가 나지 않아 1년을 미루다 업을 소멸하고 죽자, 싶어 여수 향일암에서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1991년이었다. 70일을 넘기니 온몸이 아프고 어지러워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옆의 스님이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약해 못하는 것”이라 했다. 화가 났다. 어떤 것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길도를 원하며 수도 없이 절을 했다. 어느 순간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마치 전기가 통하듯 찌릿했다. 절을 해보니 거짓말처럼 멀쩡했다. 눈앞의 관세음보살께 환희심이 가득한 채로 3일 내내 먹지도 않고 절만 했다. 병이 나았다. 날짜를 채우려는 욕심 때문에 기도가 안 됐구나, 깨달았다.비몽사몽간에 대웅전에서 까만 연기가 솟는 것이 보였다. 이내 하얀 연기가 솟았다. 다음날 기도를 회향하고 향일암 스님께 전날의 이상한 경험을 말했다. 까만 연기는 짙은 업장, 하얀 연기는 옅어진 업장이었고 업장이 소멸됐다면 불이 나 큰 도를 이뤘을 거라 했다.“저는 행복하고 싶어서 출가했습니다. 부처님도 앞날이 보장된 왕자의 자리를 버리고 행복을 택해 출가하셨습니다. 행복하려면 욕심에서, 질병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병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자연과 가까워야 해요. 산방에서 공부하면서 제가 아팠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지금의 청량사였습니다.”본공 스님은 늘 고민했다. 도를 이루고자 하는데 그게 과연 이 세상에 어떤 도움이 될까, 세상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도시에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충전할 수 있는 쉼터가 있다면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진주에 있을 때는 진주의료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봉사를 하기도 했고, 호스피스센터에서 임종을 지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서는 청량사에 솔향기명상치유센터를 마련했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다문화 가족들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어떤 생명이든 행복하기 위해 살지요. 행복의 길을 제시하기 위해 부처님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고집멸도, 집착을 버리고 멸할 때 비로소 행복으로 갈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왕자였을 때 감각적 욕망이 궁극적 행복이 아님을 깨달았어요. 현대인은 감각적 욕망을 추구하고 결국 파멸의 문에 이르게 됩니다. 벗어나는 방법이 고집멸도예요. 누구나 행복의 문에 닿기를 발원합니다.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처럼 이 땅에 발을 디딘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발원합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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