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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년 전 고려 전기 마애약사불 거류산서 발견

학계에도 보고되지 않아 비상한 관심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박종익 소장 최초 발견
북한 개성의 고려 전기 마애불과 같은 형태
개인 블로그 통해 우연히 사진 확인으로 단서 확보
정상 부근 대나무숲 사이, 높이 2.5m 가량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05일
ⓒ 고성신문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불이 거류산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지난달 22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박종익 소장은 거류산 정상 근처에서 바위에 새겨진 마애약사불 좌상을 발견했다. 이 마애약사불좌상은 정상부에서 북쪽으로 580m 근방 대나무숲 사이 약 5m 높이의 큰 바위 서쪽 평평한 면에 높이 254㎝ 크기로 새겨져 있다. 불상이 새겨진 바위 위는 약간 오목한 형태로, 지름 1.2m 가량의 원형 암석이 놓여있다.마애약사불을 발견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박종익 소장은 “지난달 14일 블로그에서 우연히 마애약사불 사진을 본 지인의 연락으로 존재를 알게 됐다”면서 “다음날 즉시 거류산을 올라 약 5시간에 걸쳐 찾아봤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가 전문가와 동행한 22일, 정상 부근 대나무숲 사이에서 불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박종익 소장의 지인이 본 블로그에는 취미삼아 야생화를 촬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블로거가 거류산 정상 인근 대밭 사이에서 마애불을 발견한 후 사진과 함께 내용을 업로드하면서 “잊혀져 은둔하고 있던 마애불을 오늘 내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글을 남겼다. 이를 확인한 박 소장이 해당 블로거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박종익 소장은 1차 현장 조사 당시 인근에 절터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계곡을 중심으로 마애약사불을 찾았으나 실패했다. 1주일 후 경주대 임영애 교수 등 전문가와 함께 다시 거류산을 탐사하던 중 블로그에 게재된 사진에서 대나무잎이 함께 촬영된 점을 확인, 산죽나무 군락지에 가려진 마애불을 발견했다.박종익 소장은 “등산로에서 다소 비켜나 있어 마을 주민들에게도 발견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저도 전공이 산성이라 통일신라시대 조성된 석축산성인 거류산성 답사 차 거류산을 몇 차례나 올라가봤지만 마애약사불은 처음 봤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려의 수도인 개성에서 보였던 중앙양식과는 얼굴 표현 등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고, 지역 특색을 보여주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거류산 정상부의 마애약사불은 가느다란 선으로 신체에 가사를 이중착의한 모습이다. 상반신은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올리고 손바닥을 편 시무외인(施無畏印)을 취하고 있다. 시무외인은 부처가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고 위안을 주는 동작으로, 한쪽 손을 어깨 높이로 올리고 손바닥을 밖으로 향해 대중에게 무언가를 주는 듯한 형태다.이 마애불은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신앙의 대상이 되는 약사불로, 왼손에 보주(寶珠·장식구슬)를 들고 있다. 또한 하반신은 결가부좌로 큰 연꽃을 엎어놓은 대좌에 좌선한 모습이다.이는 고려 전기에 제작된 충북 제천 월악산 덕주사 마애불(보물 제406호)과 같은 양식이다.현장조사 당시 박종익 소장과 동행한 경주대학교 임영애 교수는 “보통 보주를 들고 있는 약사불은 삼존 가운데나 사면 가운데 있는데 이렇게 단독으로 새겨진 경우는 드물다”면서 “경남 지역에서는 이런 마애불이 발견된 예가 없다”고 설명했다.박종익 소장은 “고려 전기에 제작돼 약 1천 년의 역사를 지닌 마애약사불이 아직까지 발견된 적도, 학계에 보고된 적도 없다는 것이 특이하고 놀랍다”면서 “학계에 곧 보고하는 것은 물론 고성군에 보존대책 수립 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한편 고성군 문화체육과 담당자는 “마애약사불의 가치가 높다는 평가에 따라 군에서도 5일,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현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조사 후 문화재 지정 등의 조치를 통해 보존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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