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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전 국회의장) 백범김구기념사업협회 회장 새해 대담 “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12월 29일
ⓒ (주)고성신문사
# 김형오 전 국회의장님 잘 지내셨는지요? 근황 소개 바랍니다엄밀히 말하면 ‘백수’는 아닙니다만, ‘백수 과로사’란 말이 실감날 만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크게는 배우고 가르치며 또 쓰는 일입니다.배움의 길은 끝이 없습니다. 틈날 때마다 책을 읽으며, 석학들의 인문학 강의를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걸 보면, 이제 겨우 학문의 길 초입에 들어서지 않았나 싶습니다.몇 학기 동안은 부산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세 시간씩 강의를 했습니다. 3학점짜리 정규 수업입니다. 이런저런 기관과 단체, 모임에 강사로 초대 받아 특강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신문·잡지 등 여러 매체에서 원고 청탁이 옵니다. 그 기고문들을 선별해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2016년)란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심혈을 바쳐 쓰고 싶은 책은 따로 있습니다.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에 이어 야심작을 준비 중인데,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 일이라 아직 구체적인 공개는 안 하고 있습니다. 다만 새해엔 신간이 한 권 나옵니다. 오랫동안 품어왔던 생각, 곧 “백범은 누구이고, 왜 그때 그런 행동을 했을까”를 독자의 입장에서 풀어쓴 책입니다(가제 ̒백범 묻다, 김구 답하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려 했지만, 재주가 모자란 탓에 기대에 못 미칠까 걱정입니다. 책이 나오면 맨 먼저 후배들을 위해 고성의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간은 대통령 탄핵 등 격동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 고성군도 두 명의 군수가 도중하차하면서 군수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는 등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선배 정치인으로서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주십시오고성을 사랑하는 동향인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남을 탓할 게 아니라 내가 앞장서 책임지는, ‘내 탓이오’ 정신이 절실합니다. 지난 일을 반면교사 삼아 새해 지방 선거에선 올바른 일꾼이 나오고, 또 그런 일꾼을 뽑았으면 합니다.
#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고성군은 물론 대한민국은 올바른 지도자에 대해 갈망해왔습니다. 올바른 지도자의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편을 가르고 줄을 세우는 정치를 지양해야 합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 분열이 아닌 통합, 내 몫을 챙기기보다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원로가 나서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정작 원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종교·법률·사회·경제·문화 어디를 둘러봐도 나라의 중심 지주 역할은커녕 자기 분야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이도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한계가 바로 현대 사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없는 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세상의 변화를 똑바로 보는 시각과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넓고 깊고 정확한 지식과 정보와 판단을 요구합니다. 스스로가 변화의 중심에 있는가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또 줄기차게 노력하지 않는다면 한 순간에 낙오하거나 도태되고 맙니다. 중심을 잡고 변화에 대처하며 민주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 이것이 오늘 우리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며 의무입니다
# 어른의 입장에서 요즘 여러 모로 힘들어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십시오민태원은 ‘청춘 예찬’에서 “그들(젊은이들)은 앞이 긴지라 착목(着目)하는 곳이 원대하고, 그들은 피가 더운지라 실현에 대한 자신과 용기가 있다”고 노래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리셋 버튼이 있어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언제든지 얼마든지 새로 또 다시 시작할 수 있고, 리셋 버튼을 누를 기회가 그만큼 더 많은 게 청춘 아닙니까. 멀리 보되, 지금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다보면 꿈과 목표를 향해 점점 더 가까이 가게 될 것입니다.
# 정계 은퇴 이후 역사서를 펴내며 작가로도 활동 중이십니다. 어느 인터뷰에서는 책을 쓰려고 정치를 그만뒀다고 하셨는데요. ‘다시 쓰는 술탄과 황제’는 어떤 내용인가요? 2012년 출간되자마자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고, 삼성경제연구소 추천 도서로 선정된 베스트셀러 ‘술탄과 황제’의 전면 개정판입니다.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을 둘러싼 오스만 제국 술탄(메흐메드 2세)과 비잔티움 제국 황제(콘스탄티누스 11세)의 전쟁 이야기를 초판보다 더 깊이 있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치밀하게 증보하여 독자들 앞에 새롭게 선보인 책입니다. 1453년 5월 29일, 세계사의 흐름을 한 순간에 바꾼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을 철저한 고증을 통한 사실 탐구와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펼쳐 놓았습니다. 동서 문명의 교차로인 이스탄불에서 종군기자의 심경으로 써내려간 50여 일간의 격전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전쟁의 주역이었던 술탄과 황제, 두 제국의 리더십을 치열하게 탐구한 책입니다.
#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기념사업회에서는 어떤 사업들을 하고 있으며 향후 어떤 일들을 진행할 계획인가요?백범 김구 선생의 사상과 정신을 기리고 새기며 이어받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개최하는 ‘백범일지 독서 감상문 쓰기 대회’를 비롯해 생존해 계신 애국지사 자택 방문 및 독립 유공자 유족 초청 행사,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이 격월로 진행하는 ‘백범 문화 강좌’ 개최, 반년간지 ‘백범 회보’(132쪽) 발행, 국내외 백범 유적지 답사, 그밖에도 백범김구기념관을 중심으로 상설·특별 전시와 세미나,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새해에도 젊은이들과 함께 떠나는 ‘백범의 중국 망명지 탐방(1월 22~27일)’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일들이 계획돼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협회에서는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 완간을 목표로 백범의 발자취를 다시 밟으며 당시의 시대상과 백범의 행동 그리고 사상을 되짚어보는 책을 발간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편과 중국 편, 두 권으로 출간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이 분야의 명망 있는 교수와 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남북관계가 해빙되면 3탄으로 북한 편도낼 계획입니다. 
# 고향 고성의 후학들을 위해 장학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모교인 고성초등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시는데요. 장학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마음가짐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저는 부모님을 잘 만나 별 어려움 없이 학교를 다녔습니다만, 학창 시절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친구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지금은 ‘국가 장학금’(한국장학재단) 제도가 생겨 등록금 걱정은 덜게 됐습니다. 그래도 장학 사업은 꼭 필요합니다.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사 보게 하고, 아르바이트에 쏟을 시간을 아껴주고, 무엇보다 그 수혜자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면서 동기 부여를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부산대 석좌교수를 하면서 저는 수강생들에게 장학금을 받게 해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습니다. 모교인 고성초등학교에 지원하는 장학금은 아무래도 애향심과 애교심이 작용했겠지요.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작은 용기와 격려가 돼준다면 선배로서 기쁘고 보람된 일입니다.
# 새해를 맞았습니다. 곧 설도 다가올 텐데요. 고향 고성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파랑새도 둥지를 찾아 날아듭니다. 여러분 마음 안에 행복의 파랑새를 맞아들일 둥지는 마련하셨나요? 밝아오는 새해, 고성군민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고성신문사도 정보는 물론 모든 지역민에게 열린 소통의 장으로서 언론의 정도를 걸으며 일취월장하기 바랍니다.
#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안정입니다. 북핵 위협이 사라지고 국민이 편안히 생업에 종사하고 젊은이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대담=하현갑 사장·배만호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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